불황 속 초기비용 줄인 '렌탈 혼수'가 뜬다
올 가을 결혼을 앞둔 직장인 김재우(34)씨는 얼마전 혼수를 준비하기 위해 백화점 가전매장에 들렀다. 신혼살림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3개만 우선 견적을 뽑아보니 도합 840만원이 나왔다. TV까지 더하면 단숨에 1000만원을 넘을 것 같았다.
백화점 직원은 백화점 카드를 신청하고, 상품권 할인을 받으면 100만원 정도는 줄일 수 있다고 하지만 김씨 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다. 김씨는 "혼수에 가전만 있는 것도 아닌데, 가전제품만 1000만원을 훌쩍 넘어버리니 가구, 집기까지 모두 구비할 경우 수천만원 비용이 들어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며 울상을 지었다.
불황이 소비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결혼과 동시에 빚을 지고 가난에 시달리는 '허니문푸어'가 남의 일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가정용 렌털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거다.
24일 한국렌탈협회에 따르면 국내 렌탈시장 규모는 2006년 3조원에서 2011년 10조원으로 3배 넘게 커졌다. 또 2008~2011년 주거용 건물 임대업은 연평균 27.6%의 고성장세를 보였다. 여기에 비데나 정수기 중심의 임대·렌털 시장이 가전·가구·자동차 등으로 확장되면서 관련 임대업이 같은 기간 연평균 29.1% 성장했다.
◇5성급 호텔의 럭셔리 침대를 4만원대 렌탈과 케어서비스까지…씰리 침대
신혼 살림 장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침대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이용하며, 한번 구입하면 10년 이상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고급 침대는 신혼부부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씰리코리아는 코웨이와 업무제휴를 맺고 매트리스 렌탈 서비스를 진행한다. 정형외과 의사들의 연구로 탄생한 씰리 특허 포스처 프리미엄 스프링이 탑재된 '씰리 유로탑 일체형 매트리스'를 렌탈하면, 3년간 9회의 클리닝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씰리 유로탑 일체형 매트리스'는 잠자리 압통점을 제거해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고, 수면 시 인체가 원하는 최적의 자세를 찾아주는 인체공학적 제품이다. 또 오가닉 원단과 텐셀 원단 등 사용해 민감한 피부에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렌탈 가격은 월 4만9900원이며, 3년 후 소유권은 고객에게 이전된다. 렌탈 문의 및 주문은 1588-5100 또는 코웨이 코디를 통해 할 수 있다.
◇주방 후드도 렌탈 서비스…하츠의 숲'
주방 관리는 맞벌이 신혼부부들에게 있어 가장 케어하기 힘든 부분 중 하나다. 특히 바쁜 일과 속에 놓치기 힘든 주방 후드 청소는 조리 후 제대로 신경 쓰지 않으면 세균 번식의 온상이 되기 싶다.
후드 전문 기업 하츠는 국내 최초로 렌탈 전용 후드 제품인 스마트 후드 '퓨어'를 출시하고 '하츠의 숲'이라는 후드 전문가의 정기 관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주방 후드 전문가 '하츠맨'을 통해 4개월에 한번씩 청소·관리 서비스가 제공된다. 외부 필터망 교체와 함께 후드 내외부 청소, 아토피 케어까지 가능한 피톤치드 향균 코팅 서비스가 포함된다.
하츠의 숲은 온라인 홈페이지(www.haatz.co.kr) 및 고객지원센터(1644-0806)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후드의 제품 사양과 사이즈에 따라 렌탈 비용은 월 1만9900원, 2만8900원, 3만4900원, 3만6900원 총 4가지.
◇아기의 안전 위한 고급 카시트 렌탈…'에이원베이비'
유아전문용품 업체 ㈜에이원베이비는 자사 공식 쇼핑몰을 통해 포장을 뜯지 않은 100% 새 상품인 유아용 카시트를 렌탈 서비스를 진행한다.
렌탈 서비스 제품은 에이원베이비 대표 브랜드인 리안과 유럽안전인증을 획득한 프랑스 브랜드 페라리, 나니아, 피셔프라이스 등의 카시트다. 신생아부터 4세까지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경제적인 제품으로 마련됐다.
소비자 가격이 16만8000원인 '리안 인펀트 카시트'와 '피셔프라이스 비원 신생아 전용 카시트'는 3개월 기준 6만원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월 사용료는 2만원이며, 보증금 3만원은 별도다. '나니아 코스모'는 장기간 임대할 경우 적합하다. 24개월 기준 월 사용료는 1만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제 불황으로 구매력이 감소한 상황에서 새로운 제품의 등장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제품 내구성이 향상되면서 렌털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아직껏 가정용 렌털은 대기업 렌털 기업이 주를 이룬 정수기, 비데와 같은 가전제품 비중이 높다. 최근 들어 장난감, 유아용품, 운동기구 등 새로운 품목이 주도하는 렌털 시장이 커짐에 따라 이런 업체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