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이마트…"동네 맛집 유치로 골목상권 살리기?"

2013-06-19     김지원 기자

동네에서 소문난 맛집을 매장에 입점시키는 이마트의 골목상권 상생프로젝트가 본래 취지에서 벗어난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마트 죽전점은 광장시장 순희네 빈대떡, 홍대 달꽃집 등 유명 길거리 맛집 여러 곳을 매장 내부에 상설 유치했다.

이마트는 총 2억원을 들여 골목 분위기가 나도록 매장을 새로 꾸미는 등 맛집 유치를 통한 집객 효과와 매출액 증대를 노리고 있다.

죽전점에서 처음 실시되는 이번 골목상권 상생프로젝트는 향후 전국 20개 매장으로 확대된다.

이마트는 앞으로도 고객 투표와 의견 수렴을 통해 지역의 소문난 맛집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소비자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그러나 정작 골목 상인들 사이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허울 좋은 마케팅 전략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골목상권과의 상생이라는 그럴듯한 명분만 빌렸을 뿐 동네 맛집의 유명세에 편승하는 '생색내기 식' 마케팅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인근 상인들은 일부 맛집의 대형 마트 진출에 따른 골목상권 이용객 감소와 공동화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이마트 K모 관계자는 "매장에 입점하는 동네 맛집은 자신의 브랜드를 널리 홍보할 기회를 얻는다"며 "뿐만 아니라 기업으로부터 체계적인 위생관리나 운영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어 서로가 윈윈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남대문 시장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윤모(53)씨는 "각 동네의 명물을 대형 마트에서도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을 찾는 손님들은 도리어 줄어들까 걱정"이라며 "몇몇 이름난 맛집을 제외한 대다수 가게 주인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