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잘보면 90만원"…일제고사 파행 사례 잇따라

2013-06-12     엄정애 기자

'일제고사(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부진학생 한 명도 없으면 90만원(청원 A고)' '밤 10시까지 야간자율학습(괴산 B중)'.

25일 중3, 고2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파행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전국 학교들을 대상으로 일제고사 파행사례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중 대전, 경북, 충북 세 개 지역에 대한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대전 지역의 경우 18개 학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2개 학교에서 성과가 높은 반에게 상품권 등을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4개 학교는 기초 미달이 예상되는 학생들을 토요일에 강제로 등교시켰으며 6개 학교는 정규 수업 시간에 일제고사 대비 문제 풀이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 지역 C중의 경우 야간 보충수업을 2시간 한 뒤 9시까지 강제 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D중에는 지역교육청 관계자들이 방문해 방과후 수업, 야간수업 연장, 토·일요일 수업 개설 등을 요구했다.

충북 A고는 반 전체가 기초학력 이상이 나오면 반마다 90만원을 주기로 했다.

E고는 기초학력 미도달 예상 학생들을 토요일에 등교시켜 국영수 과목을 강제 보충하고 실적이 좋은 반은 놀이동산에 보내준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는 "일제고사 파행 사례는 학교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청, 지역교육청, 학교 관리자로 연결되는 라인을 통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초등학교 일제고사가 폐지되면서 파행 사례가 중고교로 집중되고 있다"며 "교육부 역시 시도교육청 평가 항목에 기초학력 미도달 학생 비율, 일제고사 성적 향상도 등을 넣어 사실상 교육청의 파행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