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ㆍ롯데리아 '맹물 커피?'…"얼음 사면 커피 주는 격"
때 이른 무더위로 식음료 업계 전반이 아이스 음료 특수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패스트푸드점들의 부실한 아이스커피가 소비자들의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다.
12일 패스트푸드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조사된 아이스커피류의 판매량은 전달 대비 2배 이상 상승한 수치를 보였다.
가파른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ㆍ롯데리아 등 주요 패스트푸드 업체에서 판매하는 아이스커피는 정작 커피에 비해 얼음의 양이 과도하게 많아 '맹물 커피'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패스트푸드점에서 판매되는 아이스아메리카노와 아이스카페라테 내용물의 용량을 확인해 본 결과 얼음은 용기 입구까지 가득 차 있는 반면 커피는 용기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는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용기에 얼음을 먼저 채운 뒤 남는 공간에 커피를 따르는 방식으로 아이스커피를 제조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커피 전문점의 경우 제조 과정에서 커피의 풍미를 보존하고 정량을 맞추기 위해 샷(에스프레소)와 액체를 따른 뒤 얼음을 가장 나중에 추가한다.
반면 패스트푸드 매장에서는 이 과정을 생략하고 신속한 판매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커피의 맛이 희석될 뿐 아니라 담기는 양 자체도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부실한 제조 과정에 비해 가격은 중저가 커피전문점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인 2000~3000원 사이로 책정돼 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제조 과정과 품질을 고려했을 때 현재의 패스트푸드점 아이스커피 판매가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날 한 패스트푸드 매장을 찾은 박모씨(33)는 "얼음을 가득 채운 용기에 바로 뜨거운 커피를 붓기 때문에 금방 얼음이 녹아 맛이 희석돼 버린다"며 "커피를 산 것인지 얼음을 산 것인지 모를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맥도날드 K모 관계자는 "얼음의 양과 커피 맛은 소비자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부분이라 회사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해명했다.
롯데리아 L모 관계자는 "커피 가격이 고가의 커피전문점에 비해 낮은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본다"며 "오히려 원가를 절감하고자 했다면 얼음을 줄였을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