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 이번에는 '웃음' 파고들었다
'인간은 왜 웃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향해 유쾌하게 달려간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50)가 범죄 스릴러와 역사 패러디 그리고 조크를 버무린 신작 장편소설 '웃음'(1·2권)을 펴냈다. 유머가 작품의 배경이자 화두인 동시에 화법이고 형식이다. 일상 속 '우스갯소리들이 어디에서 생겨날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왜 웃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에 대한 문학적 탐구다.
세 겹으로 구성됐다. 주인공들의 액션이 중심이 되는 스토리 라인, 가상 텍스트인 '유머 역사 대전', 웃음을 유발하는 조크들이다. 일관성 있는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며 작가의 유머러스한 허풍에 기묘한 현실성을 부여한다.
프랑스의 국민 개그맨 '다리우스'의 의문사를 추적하는 민완 여기자 '뤼크레스 넴로드'와 전직 과학전문기자 '이지도르 카첸버그'를 따라간다. 유일한 단서는 다리우스가 사망 전 폭소를 터뜨렸다는 것 뿐이다. 두 기자는 위기를 헤쳐나가며 다리우스의 실체, 웃음 산업과 유머를 둘러싼 음모, 역사의 이면에 감춰져 있던 거대한 비밀조직에 다가간다.
범죄 조직화한 유머 프로덕션의 위협을 받게 되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유머인 '살인소담(殺人笑談)'에 관한 소문을 듣게 된다. 특수한 목적을 갖고 조크를 생산, 유포하는 비밀 결사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수시로 발췌 인용되는 '유머 역사 대전'은 '유머 기사단'이 기록했다는 공식 역사서다. 유머 기사단은 프리메이슨과 성전 기사단을 방불케 하는 웃음의 비밀 결사로 등장한다. 역사 문헌과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일부를 슬쩍 바꿔 쓴 유머 세계사 혹은 세계 유머사다. 역사적 맥락을 알고 읽으면 풍자의 재미가 쏠쏠하다.
100여 편의 조크가 곳곳에 삽입됐다. 다리우스의 스탠드업 코미디 작품, 유머 기사단이 의도적으로 창작한 유머도 제시된다. 인용되는 조크에 독자의 의견이 반영되기도 했다. 이세욱 옮김, 1권 440쪽·2권 464쪽, 각권 1만1800원, 열린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