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노희경, 하류 정우성…거꾸로 '빠담빠담'

2011-12-01     김지은 기자

 
 

소통과 치유의 극작가 노희경(45)씨가 어느 남자의 기적을 들려준다. 살인누명을 쓰고 복역하다 16년 만에 출소한 자다.

노씨가 극본을 쓰는 JTBC 개국 월화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는 거친 인생을 살아온 '강칠'(정우성)이 수의사 '지나'(한지민)와 가족을 만나며 소통하는 과정을 담는다.

노씨는 "기적은 특별한 누군가에게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라 모든 인이 살아가면서 천 번, 만 번 겪는다는 것을 얘기하는 희망찬 작품"이라며 "그동안 내 얘기가 무겁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번 빠담빠담은 삶과 죽음, 감사와 사랑 등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어렵거나 무겁지 않다"고 강조했다.

 

 

 

"강칠이 많이 배운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우선 그가 하는 얘기가 쉽다. 하하. 그리고 죽고 사는 문제, 부모와 자식 간의 문제는 심오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경험하는 일들이기 때문에 어려운 주제는 아니다. 인물들의 처지가 극적이므로 스토리를 쉽게 따라올 수 있을 것이다."

등장인물 대부분은 상처와 원망을 안고 살아간다. 그 중심에는 정우성(38)이 연기하는 '강칠'이 있다.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다. 그렇다고 남들보다 많이 논 것도, 여자를 많이 만난 것도 아니다. 인간답게 살아본 적 없는 그는 친구의 음모로 살인자라는 누명까지 쓰고 16년을 감옥에서 산다.
 

 

 

사회 밑바닥의 강칠이 인생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며 일으키는 희로애락은 '누구에게나 기적이 있다'는 것을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훌륭한 장치가 된다.

노씨는 "강칠과 지나의 사랑에만 집중했다면 인생의 기적을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강칠과 엄마의 사랑, 강칠과 아들의 애증 등 부모자식 간의 가슴 뭉클한 정을 남녀 간의 사랑과 더불어 비중있게 다룬다"고 설명했다.

 

 

 

판타지 요소도 가미한다. 강칠의 삶과 죽음이 반복되는 등 어느 것이 현실이고 판타지인지 헷갈리는 연출법과 자기가 천사인줄 알고 사는 '국수'의 상상 신을 통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노 작가는 "판타지 요소를 적절하게 썼을 때 시청자들이 더욱 이야기에 집중하고 쉽게 받아들이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 처음으로 사용해봤다"고 특기했다.

거칠고 투박한 역할을 맡게 된 정우성은 "그간 대중들이 가졌던 이미지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며 설레어했다. "갇힌 삶을 살아온 인물이기에 출소 후에 많은 에너지를 발산한다. 부드럽고 정적인 남자가 아닌 투박하고 거친 남자다. 열정을 가진 소박한 남자의 모습을 담백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노 작가는 정우성의 연기력을 극찬했다. "미안하지만 전에는 정우성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같이 일하면서 정말 배우구나 싶었고, 지금까지 정우성이 이런 열정을 숨기고 사느라 힘들었겠다 싶더라. 이번 작품을 통해 잘생긴 스타가 아닌 배우 정우성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정우성의 재발견이다."

강칠과 사랑에 빠지는 수의사 '정지나'는 한지민(28)이 연기한다. 따뜻함을 지니고 있지만 자신에게는 지극히 이기적이고 차가운 캐릭터다.

그리고 이들의 사랑을 이어주는 '국수' 역은 김범(22), 강칠의 엄마 '미자' 역은 나문희(70)가 맡았다.

5일 밤 8시45분에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