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파라치' 도입 6개월, 신고건수 100건에도 못 미쳐

2013-06-05     송준길기자

'신용카드 불법모집 신고 포상제(카파라치 제도)'가 시행된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접수 건수가 100건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파라치 제도가 시행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간 여신협회에 신고·접수된 신용카드 불법모집행위 건수는 85건을 기록했다. 이중 포상금을 지급받은 건수는 19건에 그쳤다.

카파라치 제도는 공공장소에서의 회원모집이나 신용카드 연회비의 10%를 넘는 과다 경품 제공 등 불법행위를 신고하면 건당 10만∼2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업계와 금융당국은 이 제도가 활성화되면 불법모집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했으나, 홍보부족에다 절차가 복잡해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 제도를 활용해 불법모집인을 신고하려면 불법행위를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 녹취록, 경품 등 불법 모집 증거를 모아 20일 안에 신고를 마쳐야 한다.

일반인이 불법행위를 목격하더라도 신고를 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카파라치에 대한 문의 전화는 많지만 실질적인 신고로 이어지지 않는 것도 해당 요건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파라치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홍보부족 문제도 있지만,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라며 "상황에 맞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여신협회는 홍보부족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제도의 존재 자체가 불법 모집인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4월 기준 신용카드 모집인은 총 3만36048명으로 지난 2008년(5만1767명)의 70% 수준으로 줄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신용카드 모집인 수 자체가 줄었고, 불법영업이 아닌 정말 제대로 영업을 할 모집인만 남게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장조사를 나가더라도 예전에 비해 확연히 불법영업행태가 줄어든 것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어 카파라치 신고건수가 적지만 제도가 정착되고 시간이 지나면 포상금 지급 건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파라치 제도로 인해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한 불법모집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카드신청에 관한 글을 올리면, 신용카드 모집인이 연락처를 포함한 댓글을 달고 해당 연락처로 전화를 하면 금품이나 경품을 제공하겠다(불법모집)는 조건을 내거는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하는 것이다.

이에 여신협회는 이같은 불법모집 방식이 증가할 경우 지금보다 더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온라인을 통한 불법모집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더 이상 사이버 감시반을 늘리겠다는 계획은 없지만 추후 온라인 불법모집이 심해질 경우 당국과 협의해 감시를 강화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