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모금액 분석했더니…모금 유리한 상임위는?

2013-05-30     이원환기자

19대 국회 정치자금 모금액과 지난해 총선 정치자금 모금액을 분석한 결과 야당보다는 여당, 비례대표 의원보다는 지역구 의원, 초선의원보다는 다선의원, 일반의원보다는 정당 지도부, 그리고 특정 상임위가 모금 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동의대 전용주 교수가 30일 19대 국회의원들의 지난해 1년간 상임위원회별 정치자금 모금액을 비교한 결과 상임위 소속의원들의 평균 모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정무위, 가장 적은 곳은 여성가족위였다.

소속의원들의 모금액이 가장 많은 위원회는 정무위로 의원들의 평균 모금액은 1억8500만여원이었다.

이어 기획재정위(1억7600만원), 법제사법위(1억7200만원), 농림축산위(1억6600만원), 외교통일위(1억6100만원), 국토교통위(1억5900만원), 국방위(1억5400만원), 산업통상위(1억5200만원)가 뒤를 이었다.

반면 모금액이 가장 적은 곳은 여성가족위로 평균 모금액은 1억여원이었다. 이어 안전행정위(1억600만원), 보건복지위(1억700만원), 운영위(1억2500만원), 환경노동위(1억3300만원), 교육문화체육관광위(1억3800만원), 정보위(1억38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힘 있는 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그렇지 않은 위원회에 속한 의원들보다 더 많은 정치자금을 모금했다는 것이 전 교수의 설명이다.

군소정당보다는 대정당 소속 의원들이, 야당보다는 여당 의원들이 더 많은 정치자금을 모으는 경향도 발견됐다.

지난해 정치자금 모금액을 소속 정당별로 집계한 결과 새누리당 의원들은 평균 1억6000여만원, 민주당 의원들은 1억4500만원을 모금했다. 반면 진보정의당은 1억1000만여원, 통합진보당은 7000여만원, 그리고 무소속 의원은 6700만원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수별 정치자금 모금액을 분석한 결과 재선 이상 의원의 평균 모금액수는 초선의원의 2배를 넘어섰다. 초선의원들의 평균 모금액수는 9000여만원인데 반해 재선의원은 평균 2억원, 3선 이상은 2억2500여만원이었다.

비례대표 의원과 지역구 의원의 정치자금 평균 모금액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지역구 의원의 평균 모금액이 비례대표의 3배 수준이었다. 비례대표 의원은 6000여만원인데 반해 지역구 의원은 1억7000여만원을 모금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당 내 또는 국회 내 지위가 높을수록 정치자금 모금액도 많았다. 일반의원들의 경우 지난해 1년간 1억4500여만원을 모은 반면 당대표·원내대표·최고위원·사무총장 또는 국회의장·국회부의장·상임위원장 등 정당·국회 지도부에 속한 의원들은 평균 2억여원을 모았다.

지난해 19대 총선에서도 당선된 후보들이 낙선한 후보들보다 더 많은 자금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선자들의 평균 모금액수는 8900여만원이었던 데 반해 낙선자는 절반 수준인 4000여만원을 모금했다.

이를 통해 유권자들이 기부할 때 당선 가능성을 판단해 기부대상을 결정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결과에 전 교수는 "한국의 경우 선거자금 모금에 있어서 대정당 소속 후보, 지명도가 높은 후보들에게 유리한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반면 군소정당 소속 후보와 지명도가 낮은 후보들은 선거자금 모금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정치자금 모금 측면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 교수는 문제점을 극복할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치자금 모금과 조달의 주체로서 정당 후원회를 부활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정치자금모금단체 설립 허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소액 다수 기부를 활성화시키고 나아가 유권자들에게 공정한 기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현재의 세액공제 제도와 더불어 환불제도 도입 등 다양한 정치자금 기부 유인책을 내놔야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완전 공개의 원칙에 부합하도록 정치자금 모금과 지출에 관련된 모든 자료를 전자화해 기한에 제한 없이 상시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