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무더위에 전통시장- 대형마트 희비

2013-05-27     엄정애기자

"장사가 안돼 죽을 맛입니다. 그래도 작년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이른 더위에 손님도 없고 나부터 죽겠습니다"

26일 오후 강원 춘천시의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등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지역 대표 중앙시장은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냉방시설 장치가 전무한 시장에 그늘막이로 쳐놓은 천막 등은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 상인들은 상품 보존에 애를 먹고 있었다.

나물 등을 손질해 팔고 있는 이모(72·여)씨는 "직접 나물을 산에서 따와 신선하게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더운 날씨 때문에 상품가치가 많이 떨어져 요즘은 주로 땡처리를 해도 다 못팔고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찜통더위 속에 그나마 장을 보러 나온 손님은 장보기를 재촉한다.

주부 박영순(42·여·후평동)씨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한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인근 대형마트로 갈 걸 잘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오히려 무더위 덕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비슷한 시각 춘천시의 한 대형마트는 이용객들이 몰려 주차장으로 향하는 입구가 차량으로 혼잡했고 매장 안에는 가족단위의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조윤식(37·거두리)씨는 "땡볕의 전통시장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장 볼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며 "주차시설도 편하고 냉방시설이 갖춰진 대형마트를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춘천점 지원팀 우인우 안전관리자는 "실외온도가 26도를 넘어서며 지난 18일부터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며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에어컨 가동이 보름 정도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또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빙과류 등의 여름 상품과 신선식품 코너의 매출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춘천점 관계자는 "앞으로 여름 휴가시즌과 열대야가 맞물리면 손님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