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이노근, 노원 토크콘서트 정면충돌
서울 노원병을 지역구로 둔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옆 지역구인 노원갑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25일 개최예정인 토크콘서트 주제와 장소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결국 안 의원이 당초 행사 장소를 이 의원의 지역구인 월계동 광운공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상계9동 상원초로 바꾸면서 충돌은 피했지만 노원구 내 두 의원 초선의원 간에 심상찮은 기류가 형성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포문은 안 의원이 먼저 열었다.
안 의원은 전날 오후 9시께 자신의 트위터에 '내일 25일 오후 2시 월계동 광운전자공고 체육관에서 개최예정이던 여러분과 안철수의 노원콘서트 장소와 시간이 오후 3시 상계9동 상원초등학교 4층 강당으로 변경됐다. 많은 양해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안 의원 측은 별도 보도자료를 내고 이 의원 탓에 장소가 바뀌게 됐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 측은 "24일 저녁 6시가 넘어 광운공고 관계자는 '새누리당 노원갑 이노근 의원의 항의가 강력하다. 행사를 취소하거나 이노근 의원 측에 이야기를 해주면 안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리고는 저녁 7시경 내일 학교를 폐쇄하겠다고 통보해왔다"고 정황을 설명했다.
이어 "광운공고 측은 또 저녁 8시경 의원실로 장소대여 불가 통보 팩스를 보내왔다. 강준길 교장 명의의 이 팩스에서 광운공고는 '연합뉴스에서는 이 행사를 정치 현안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 것으로 언급했다. 순수한 공교육 기관 내에서 정치적 집회나 정치인의 정치 현안에 대한 이야기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장소대여 불가 이유를)밝혀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 측은 이 의원과 광운공고에 유감을 표했다.
안 의원 측은 보도자료에서 "일부 언론의 예측 기사를 바탕으로 지역 고유의 축제를 정치적 행사로 폄훼하는 광운공고 측의 처사는 납득할 수 없다. 정치적 배경을 의심치 않을 수 없다"며 광운공고를 비난했다.
또 "지역 고교생, 학부모, 사회적 기업 청년창업가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청중들과 호흡하는 형식으로 열릴 이번 콘서트는 철저히 비정치적인 것"이라며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확인해준 사안이고 광운공고 역시 이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적으로 정치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고 지역 청소년과 주민들과 호흡하려는 행사에 광운공고 측 주장대로 이 의원이 재를 뿌리고 나섰다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이 의원을 공격했다.
그러자 이 의원 측은 즉각 반발했다.
이 의원 측은 25일 오전 2시30분께 보도자료를 내고 당초 자신도 안 의원과 마찬가지로 토크콘서트 주최 측인 노원휴먼라이브러리로부터 참가 제의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보도자료에서 "(제의 수락 후 행사 때 나올 질문내역을 보니)처음 취지와 전혀 다른 내용으로 청소년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정치지향적인 내용뿐이라고 판단했다"며 "그리고 장소도 광운전자공고 체육관으로 변경돼있었다"고 정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에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대화가 정치지향적으로 진행되는 데 참여하지 않겠다고 노원휴먼라이브러리 측에 통보했다. 그리고 광운공고에도 중·고등학교가 콘서트를 빙자한 정치인들의 놀이터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이에 학교 측에서도 당초의 대관 목적과 다르다고 인정하면서 대관을 취소하겠다고 했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한 뒤 "이 의원은 학교와 학생을 정치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 측에 따르면 노원휴먼라이브러리가 보낸 질문지에는 ▲정부비판, 요즘 우리나라에 정치성향에 대해서 ▲국민의 지지를 얻을 때 가장 쉬운 방법 ▲행정부서하나를 폐지시키려면 무슨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등 내용도 담겨 있었다.
이 의원 측은 주최 측과 관계, 그리고 정치적인 의도를 캐물으며 안 의원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 의원 측은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돼선 안 되는 학교에 청소년들을 모아 놓고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이벤트 행사로 더 이상 신성한 교육장소와 비정치적인 학생들을 정치로 오염시켜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대화콘서트는 콘서트를 빙자한 정치적 행위로서 안철수의 정치적 이벤트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소위 이벤트형 콘서트로 무장한 꼼수정치는 전형적인 구태정치인으로 지탄받을 행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원휴먼라이브러리는 노원구청으로부터 구민의 세금으로 편성된 예산을 지원받고 있는 단체다. 노원휴먼라이브러리와 안 의원 측이 무슨 관계가 있어 안 의원이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약으로 제시한 월1회 노원콘서트를 대신 개최해 주는 것인지 밝히라"며 노원구청과 안 의원 간 관계를 의심했다.
이 밖에 이 의원 측은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공약한 월1회 노원콘서트를 개최하겠다면 남의 지역구가 아닌 자기 지역구에서 선거공약을 실천하는 것이 정치적 예의이며 유권자에 대한 도리"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