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대표, 이주영 vs 최경환 누가 웃을까
오는 15일 치러지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에 공식 출마한 4선의 이주영(경남 창원시마산합포) 의원과 3선의 최경환(경북 경산) 의원 중 누가 최후에 웃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지난 8일 각각 국회 의원회관과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득표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에는 각각 장윤석(경북 영주), 김기현(울산 남구을)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원내대표 선거는 사실상 지난달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 등 4월 임시국회 일정상 공식 선언을 안했을 뿐 후보자들은 물밑 선거운동을 벌여왔다.
이들은 의원들이 많이 모이는 각종 토론회, 세미나, 공청회 등에 꼬박 꼬박 참석하며 지지를 호소했으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의원들과의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각 진영에서는 15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 승리를 장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최 의원이 좀더 앞서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이 의원의 막판 뒷심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관측도 존재한다.
최종적인 승부는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대 변수는 박심(朴心)…표심에 영향주나
우선 원내대표의 최대 변수는 박심(朴心,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의 경우 선거를 하루 앞두고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이 진영 정책위의장 후보자 지역구를 방문하자 박심이 진영 후보측으로 기울었다는 얘기가 정치권에 돌았다.
이후 투표결과 이한구-진영 후보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남경필-김기현 의원으로 짜여진 후보를 따돌리고 승리한 바도 있다.
청와대 측에서는 표면적으로 '박심은 없다'며 중립을 지킨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들은 원내대표 출마 직전부터 박심의 존재 여부를 두고 상대방에게 날을 세웠다.
최 의원 측에서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아는 사람이 같이 호흡을 맞춰서 집권 초반의 토대를 굳건히 다져야 한다"며 '강한 집권여당론'을 내세웠다.
박심 논란이 일고 있는 근거다. 최 의원이 직접 공식적인 자리에서 박심을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정치권에서는 최 의원의 당선이 곧 박심이라는 말이 떠돌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이 의원 측에서는 즉각 반발했다. 이 의원은 각종 매체를 통해 "박심이 존재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그런데 (최 의원이) 마치 박심이 있는 양 이야기하고 다니고 있다. 당을 건강하지 못하고 병들게 할 염려가 있는 행동"이라고 몰아붙였다.
또 "박심이라는 것은 있지도 않고 있어서는 안된다.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박심에 의지해서 경선을 하는 것은 당을 건강하게 발전시키지 못하고 자칫 당을 병들게 할 수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같은날 먼저 치러지는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도 변수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결과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는 현재 전병헌·김동철·우윤근 의원 등 3명으로 확정된 상태다.
만약 3명의 후보 중 강성 후보로 분류되는 전병헌 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될 경우 새누리당의 셈법은 복잡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강성인 전병헌 의원이 선출될 경우 맞상대로 최경환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고 온건파인 김동철·우윤근 의원의 선출은 이주영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10일 뉴시스와 만나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가 오후에 있다는 점과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앞서 열린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 선진화법이 통과된 이후에는 야당 원내대표가 실세라는 말이 돌고 있는 상황"이라며 "강성 주자가 야권의 원내대표로 선출된다면 아무래도 새누리당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새누리 초선 78명도 변수
의원들 개개인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원내대표를 선출한다고 예상했을 때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표심은 초선의원이다.
새누리당 154명 중 초선 의원은 과반수를 넘는 78명에 달한다.
이들은 18대 국회에서 개혁적 성향을 보였던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해 민본 21 등을 결성한 행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례대표 26명은 당 비례대표 모임인 '약속지킴이 25'를 결성했지만 해당 모임은 정책 실현을 위한 모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다수의 초선 의원들이 참석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실천모임', '국가모델 연구모임' 등도 정치적 성향이 드러나는 성격의 모임이 아니다.
이 때문에 최 의원과 이 의원은 초선의원을 겨냥한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이 의원은 상임위 중심의 정책조정체계 확립을 약속했다. 즉, 상임위 간사를 정조위원장으로 임명해 정책위의장과 당정협의를 주도하고, 초선의원을 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해 당정회의에 적극 참여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반면 최 의원은 정책조정위원회를 부활하면서 6개 분과로 개편하고, 전문성 가진 의원들을 참여시켜 정책 경쟁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야당과도 정책으로 경쟁하는 정책정당, 정책국회가 되도록 하겠다는 방안이다.
이는 다수의 정책 전문가들로 구성된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에 대한 맞춤형 공약으로 볼 수 있다. 현행 정책위 차원에서 다뤘던 정책을 초선 의원에게까지 문턱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향후 초선의원들이 오는 15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최 의원과 이 의원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