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날파리 같은 점이 아른대면 '비문증' 의심해야
봄기운을 만끽하기 위해 주말 나들이에 나선 김모(45)씨. 따사로운 햇살과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가볍게 걷는 도중 갑자기 눈에 벌레가 들어간 것 같은 불편함을 느꼈다. 시야에 날파리 같은 작은 점이 보였다가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인공눈물을 이용해 눈을 씻어내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아 안과를 찾은 김씨는 '비문증'으로 진단을 받았다.
비문증은 점, 선, 구름, 벌레 등이 눈앞에 떠다니는 것 같은 증상을 말한다. 일명 '날파리증'으로도 불린다. 시선을 옮길 때마다 이물질의 위치도 함께 변하는 특성이 있다.
24일 서울밝은세상안과에 따르면 비문증은 생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서서히 일어나는 노인성 변화 중 하나다. 안구 내에 위치한 '유리체'의 변화가 원인이며, 근시가 있는 젊은 층에서도 적지 않게 나타난다.
유리체는 수정체와 망막 사이의 공간을 채우고 있는 투명한 젤의 형태로, 눈 안으로 들어온 빛을 거의 그대로 투과시켜 망막으로 전달해 사물을 깨끗하게 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듦에 따라 점차 물과 같이 바뀌는 액화가 진행돼, 망막에 선명한 상이 맺히는 것을 방해한다.
이종호 서울밝은세상안과 원장은 "유리체에 혼탁이 진행되면 빛이 통과하다가 망막 위에 그림자를 만들어 다양한 형태로 눈앞에서 보인다"며 "유리체는 액화가 진행될수록 점점 오그라들고, 결국 망막과 접해있던 뒷부분부터 떨어지는 후유리체 박리현상이 나타나면서 증상이 더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문증은 시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눈앞에 보이는 점 등의 그림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기도 하고, 이 현상에 적응함에 따라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증상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번쩍거리는 불빛이 느껴진다면 병적인 현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