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쾌척 손호영, 노래하는 오너셰프 ★은 이루어진다

2013-04-14     김지원기자

가수 손호영(33)이 엄청난 뒷심을 발휘하며 특급 요리사로 인정받았다.

케이블채널 올리브 스타 요리 서바이벌프로그램 ‘마스터 셰프 코리아 셀러브리티’ 결승전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인 그룹 ‘미쓰에이’의 중국인 멤버 페이(26)와 다크호스로 손꼽힌 개그우먼 신봉선(33)을 울리며 1위에 올랐다.

손호영의 우승은 의외의 결과다. 결선 이전 미션에서 4차례나 우승한 페이가 여세를 몰아 최종 우승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손호영은 5일 밤 준결승에서 첫 우승, 막판에 복병으로 떠오를 때까지만 해도 ‘청일점’에 지나지 않았다. 최종 우승까지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스스로도 “미션마다 최선을 다하기는 했지만 우승까지 하게 될 줄은 저 스스로도 몰랐어요”라고 고백할 정도다. “제가 우승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어요. 분명히 ‘마스터 셰프’라고 적힌 검은색 앞치마를 받아들었고, 다들 첫 우승자라고 축하는데도 저 혼자 딴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진짜야?’ 싶었어요. 집에 갈 때까지도 안 믿겨졌어요. 그리고 며칠이 지나니 막 와닿더라구요. ‘아, 내가 진짜 우승했구나.’ 그래서 그때 제 자신을 칭찬해줬죠. ‘호영아, 참 잘했다’라고요.”

손호영은 지난해 가수들이 오페라 아리아에 도전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tvN ‘오페라 스타 2’에 참가해 준우승했다. 당시만 해도 회별 1등을 여러 차례 차지하면서 우승후보 중 하나로 분류되기는 했다. 그런데 이번 우승은 전혀 뜻밖이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우승 요인은 무엇일까. “모든 출연자들이 열심히 했기에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었어요. 오히려 요리 만들기를 즐긴 것이 도움이 됐죠. 오페라스타 때도 노래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기는 했지만 매회 스트레스가 커서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반면 마세코셀럽은 분명히 힘들기도 했지만 정말 즐겁게 하다 보니 어느새 우승자 자리에 서 있더라구요. 하하하.”

욕심을 버린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사실 오페라스타 때는 중간중간 1등을 하면서 우승에 대한 기대를 살짝 갖기도 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도 기대를 못했어요. 우승 욕심을 버렸더니 통하더라구요.”

여기서 갖게 되는 당연한 궁금증, ‘언제부터 이렇게 요리를 잘했나’다. “오랫동안 혼자 살다 보니 짬짬이 이것저것 만들어 먹기는 했어요. 볶음밥, 오므라이스 같은 것들이요. 하지만 요리다운 요리를 해본 적은 없었죠, 그래도 프라이팬 만지는 것 좋아하고, 식재료 만지는 것을 좋아한 것들이 힘이 된 것 같아요.”

특히 “하루 다섯시간씩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연습을 계속하면서 스펀지처럼 가르침을 쭈욱 빨아들일 수 있었어요”라면서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끝나는 것이 정말 싫었죠. 왜냐고요? 선생님들한테 더 이상 배울 수 없으니까요. 질책 받는 것이 제게는 큰 공부가 됐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잖아요”라고 털어놓았다. 눈가에 살짝 물기가 어른거렸다.

‘마세코 셀럽’을 통해 알려졌지만 손호영은 가수가 되기 전 셰프의 꿈도 살짝 가졌다. 이런 손호영답게 다양한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즐겨봤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마스터 셰프 코리아’를 좋아했고, 해외에 나갔을 때도 ‘마스터 셰프’, ‘아이언 셰프’ 등을 관심있게 봤다. “그래도 제가 실제로 그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라는 손호영은 출연 제의가 왔을 때 바로 수락했을까. “고민이 많이 되더라구요. 쉽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니겠구나 싶었죠.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의문도 생겼구요. 괜히 나가서 시쳇말로 쪽팔리지 않을까 싶기도 했죠. 그래도 해보고 싶은 욕구가 더 커서 출연하기로 결정했답니다.”

위기는 첫회부터 찾아왔다.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것이라 ‘못해도 중간은 가겠지’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저는 당면을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된 거에요”라며 ”너무 부끄러웠어요. ‘내가 긴장을 놓고 있구나’ 싶었어요. 자존심 상해서 기분 안 좋았죠. 그래서 더욱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그것이 결과적으로 도움이 된 거죠“라고 돌아봤다.

손호영은 이번 우승으로 소망 하나를 이루게 됐고, 꿈 하나를 키우게 됐다. 이룬 소망은 기부다. 우승 상금 1억원을 전액 기부키로 했다. “아직 어디에 기부할는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최대한 프로그램과 어울릴 수 있는 곳에 기부하려고 해요. 결식아동돕기 같은 것이 되겠죠.”

왜? “시즌 중반에 기부 공약을 했어요. 사실 평소 조금씩 기부를 해오기는 했는데 성에 안 차더라구요. 크게 도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죠. 그런데 우승상금이 1억원이라니 없던 돈이 생기는 거잖아요. 그걸로 기부하면 정말 대박이겠다 싶었죠.”

약속을 하기는 했지만 막상 내놓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깝지 않나. “사실 처음에는 제가 우승할 줄 몰랐기에 그런 약속을 한 것이고, 진짜 기부하게 되니 살짝 마음이 아프기도 하죠”라고 고백하면서도 “그게 제가 우승할 수 있었던 진짜 이유인 것 같아요. 만약 1억원을 정말 탐냈다면 우승을 못했을 거에요. 아이들에게 따뜻한 도시락을 선물할 수 있다니 수십억, 수백억원을 받은 것만큼 기분이 좋네요”라며 만족스러워 했다.

키우게 된 꿈은 오너 셰프다.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제 이름을 건 식당을 내고 싶어요. ‘손호영 키친’이요. 제가 직접 오픈 키친에서 요리를 하는 거죠. 한식과 양식을 접목한 퓨전 한식이죠. 노래요? 식당 문을 열 때부터 자리를 잡고도 한참동안은 노래를 쉬고 요리를 할 거에요. 노래는 요리하면서 하면 되죠. 요리하다가 손님들 앞에 나가서 노래도 하고. 친구들 불러서 노래도 시키구요. ‘(김)태우야, 노래해, 나는 요리를 할게’ 하하하.”

손호영은 “지금 새 앨범을 준비 중이에요. 이르면 다음 달 말, 늦어도 그 다음달 초까지는 완성해 가수 손호영으로 여러분을 곧 찾아올 겁니다. 노래하는 중간중간에도 요리 연습을 계속할 거구요. 언젠가는 요리학교에 진학해 요리공부도 하려고 합니다. 나중에 좋은 요리를 내놓는 식당이 문 열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꼭 찾아와주세요. 또 다른 손호영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