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산업경기 올해보다 위축될 것"
조선·철강 '흐림'… 기계·석유화학 '맑음'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0일 개최한 '2012년 산업전망세미나'에서 내년 산업경기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제 불안으로 인한 세계경기 둔화가 수출 감소를 초래해 올해보다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 세미나에는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본부장이 2012년 경제·산업 전망을 발표했고, 증권사 주요 애널리스트들이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 등 7개 산업의 최근 동향과 내년 전망을 소개했다.
업종별로는 유럽 경기의 영향에 민감한 조선, 선진국 수요 둔화가 우려되는 철강과 자동차 등의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반도체는 업황이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된 반면, 전자, 기계, 석유화학은 비교적 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흥국 시장 성장은 비교적 완만하게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중국은 시진핑 체제로 넘어가면서 그동안의 긴축 모드를 끝내고 경기부양을 위해 정책 기조를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는 긍정적인 전망했다.
아울러 내년도 경제의 불안요인으로는 미국 더블딥, 남유럽발 재정위기와 더불어 이란 핵문제를 비롯한 중동 정세 불안을 지적했다.
한편 국내 경제 성장률은 3~4% 이내에서 형성되는 가운데, 고용회복세 약화,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부담과 소비자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하여 민간소비는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 산업은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아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유럽 대형 금융기관들이 전세계 선박금융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올해 호조를 보인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는 전년대비 절반 이하로 축소되고, 탱크선도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고유가로 인해 천연가스 수요 지속과 자원개발 투자 확대로 해양플랜트 시장은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했다.
철강 산업은 전세계 철강 수요 증가율이 5.5%로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구 선진국 수요의 둔화세가 뚜렷할 것으로 보여 수출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내수에서도 건설을 제외한 자동차, 조선, 가전 등의 수요산업의 생산량 정체로 올해보다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자동차 산업은 내년 세계 시장 성장률이 4.2%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미국, 유럽의 경제회복이 지연되고 신흥국 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반도체 산업은 내년 스마트폰과 3D TV의 수요가 늘어나 약 3% 성장한 3063억 달러 규모를 기록하겠지만, 시장회복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전망이다.
특히, D램 시장의 회복은 내년에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봤다. 반도체산업은 IT산업의 중심이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고 세트업체들이 주도권을 잡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반도체 기업 간의 영업익 차이 심화와 더불어 시장 전체의 구조조정이 더욱 촉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2년 전자 산업은 휴대폰의 4G LTE 스마트폰, TV에서는 3D FPR TV가 수출 증가를 주도하며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먼저, 4G LTE 단말기 시장이 미국, 일본으로 확대될 전망이며, TV의 경우, 3D TV의 보급화와 런던올림픽, 유로2012 등 스포츠 이벤트에 힘입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봤다.
기계 산업의 내년 전망도 비교적 밝게 나타났다. 수출은 중국 수요에 힘입어 회복이 기대되고 내수는 상반기 자동차, 하반기 IT 업계의 설비증설로 증가세가 예측됐다.
올해 기계는 선진국 수출이 호조를 보였으나 중국 수출이 위축되며 혼조세를 보인 바 있다. 석유화학은 완만한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는 중국의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추가 증설에 따른 공급 증가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개회사에서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내년도 세계 경제는 미국경제의 회복 지연과 남유럽 재정위기로 시작된 유럽경제 위기, 신흥국 성장 둔화 등 불안 요인들이 있다"고 평가하고 "정부는 FTA 등 기업들의 수출 환경을 개선하는 것에 힘쓰고, 기업들은 경제·산업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