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선 왜 졌을까?…"편싸움 패배·진보세력 아직미비"

2013-04-07     이원환기자

민주통합당의 대선패배 원인을 평가하기 위한 대선평가보고서 작성 작업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한지 4개월 가까이 됐지만 주류와 비주류간의 계파 이해관계로 아직까지 대선평가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진보연대 상임고문인 민주통합당 신기남 의원이 이런 상황속에서 독자적으로 18대 대선과 민주당의 대선패배에 대한 의견을 내놔 관심을 끌고 있다.

신 의원은 7일 '진보의 파산'이라는 신진보리포트 서문에서 "이번 대선은 단순한 민주당의 패배를 넘어선 진보세력 전체의 패배"라며 "진보세력 전체가 똘똘 뭉쳐 임했으나 힘이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18대 대선 편싸움의 패배"

신 의원은 이번 대선은 최초로 진보와 보수가 1 대 1로 맞붙은 일대 대회전이었다며 결국 연령대결에서 패배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선거는 편싸움이라고 정의하며 편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결정된다고 했다.

신 의원은 "편은 대체로 둘로 나눠 줄다리기 게임처럼 벌어진다. 편은 출신지역, 연령, 계층, 사상 등의 기준으로 갈린다"며 "승패를 가르는 요인은 지지율 자체보다는 오히려 투표율에 더 비중이 있다. 어느편이 자기 지지자들을 더 많이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대선은 지역도 지역이지만 특히 연령별 득표율에서 선명한 대척점을 과시하고 있다"며 "20대, 30대, 40대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반면 50대, 60대 이상에서 새누리당이 더 큰 압승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령별 득표 차이가 50세를 구분점으로 해서 이렇게 판이하게 나타난 선거는 없었다. 민주당은 결국 연령대결에서 졌다"며 "2040이 결집을 해줘도 5060이 더 많이 투표장에 나가고 더 많이 지지해줬기 때문에 3.6%의 승리가 새누리당에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진보세력 질 수 없는 구도'시각 동의하기 어려워"

신 의원은 지난 대선이 질수 없는 선거였는데 내부의 문제점과 전력부재로 지고 말았다는 시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진보세력이 질수 없는 구도를 짠다는 것은 아직까지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모든 책임을 민주당과 후보에게만 돌리는 것 자체가 무책임하다며 이번 대선은 나름 선전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민주당은 원래 당세와 지지기반에서 새누리당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하지만 매번 죽을힘을 다 짜내서 가까스로 전열을 정비하곤 했다"며 "지난해 그 와중에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통합으로 단일후보를 이룬 것은 큰 성과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힘으로 1 대 1 대결구도에서 턱밑까지 쫓아간 것"이라며 "내부의 결함을 지적하고 과감히 수술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가는 것은 필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틀렸다고 몰아새우는 자학이나 적대는 현명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신 의원은 "민주당은 자학의 늪에 빠져 우왕좌왕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며 "희망의 불씨를 간직하고 48%, 1469만표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각오로 새출발을 해야 한다. 민주당의 노력은 내부의 혁신에만 마무리하지 않고 진보진영 통합의 큰틀을 짜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