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어깨 쉽게 빠지면 '재발성 어깨 탈구' 의심

2013-04-01     김지원기자

겨우내 찐 살을 해결하기 위해 헬스장을 찾은 황모(34)씨는 근력운동을 하다 어깨의 극심한 통증과 함께 팔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의욕이 앞선 나머지 무리해서 운동을 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됐다. 급하게 찾아간 정형외과에서 어깨 탈구 진단을 받고 치료한 후 통증이 사라져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생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비교적 작은 충격에도 쉽게 어깨가 빠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옷을 갈아입거나 머리를 만지는 등 가벼운 일상생활 도중에도 어깨가 빠질 것 같은 불안감이 발생하곤 했다.

황씨와 같이 어깨 탈구를 경험한 이후 계속해서 어깨가 탈구되는 것을 재발성 어깨 탈구라 부른다. 대부분 사람들은 한번의 치료만으로 어깨 탈구가 완치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깨가 빠지는 것은 단순히 뼈만 빠져 나왔다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관절 주변에서 뼈를 지탱하는 근육과 ‘관절와순’이라는 연골이 함께 당겨지며 손상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한번 빠진 어깨는 안정성이 떨어져 다시 빠지기 쉬운 상태가 되며 이렇게 탈구가 여러 번 반복되면 근육, 연골 만이 아니라 뼈에도 손상이 생겨 더욱더 빠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특정 자세를 취하거나 비교적 작은 힘을 가해도 어깨가 견디지 못하고 반복해서 빠지게 되는 재발성 탈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재발성 어깨 탈구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탈구가 일어난 후 조기에 병원에 찾아가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간혹 주변의 도움으로 어깨를 맞추는 경우가 있는데 전문지식이 없는 이에게 교정을 받을 경우 어깨 주위의 인대나 신경이 손상되거나 골절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 치료 이후에도 일정기간 동안 어깨의 움직임을 되도록 제한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고 이후 연부조직의 손상 정도에 따른 적절한 재활치료를 통해 어깨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경우 관절을 맞춘 뒤 통증이 사라지면 예전처럼 팔을 사용하곤 하는데, 이때는 아직 상완골이 어깨관절에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상태여서 무리하게 사용하면 어깨 탈구가 다시 발생되기 쉽고 이는 또 재발성 탈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황씨와 같이 재발성 탈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어깨 관절 내 관절와순과 인대 및 뼈 등에 손상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진행된 재발성 탈구는 만성화할 경우 관절염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대부분의 경우 수술적인 치료로 어깨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 재발성 어깨 탈구 수술의 경우 어깨 관절을 절개 후 파열된 관절 연부 조직의 재건술을 시행했으나 최근에는 관절 내시경 수술법으로 1㎝ 미만의 피부 절개를 통해 내시경을 어깨 내에 삽입해 질환 부위 확인부터 치료까지 해결할 수 있다. 또 이 수술법은 절개 부분이 기존 수술법보다 작아 회복이 빨라 수술에 대한 부담을 크게 가질 필요가 없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선천적으로 다른 사람에 비해 관절이 유연한 사람이 있다. 이로 인해 어깨 관절이 빠지는 경향이 있는 경우 어깨 주변의 근육을 단련시키는 재활을 통해서 관절을 안정화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어깨의 재발성 탈구를 겪고 있는 경우, 어깨 관절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도윤 새움병원 정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