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온도' 제작자, 알고보니 김우중 회장 아들

2013-03-26     김지원기자

김민희(31) 이민기(28)가 주연한 멜로영화 ‘연애의 온도’(감독 노덕)가 21일 개봉, 5일만에 관객 71만8875명을 모았다. 덩달아 제작사 뱅가드 스튜디오(대표 유은주)도 주목받고 있다.

뱅가드스튜디오는 2011년 3월21일 설립된 신생 제작사다. 이 영화가 첫 작품이며 자본금도 1000만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로 관심이 쏠리는 것은 모회사 벤티지 홀딩스 때문이다.

벤티지홀딩스는 2008년 ‘빅하우스㈜벤티지 홀딩스’라는 이름으로 투자한 스릴러 ‘추격자’(감독 나홍진)로 영화계에 등장했다. ‘추격자’는 507만1619명이 봤다.

여세를 몰아 투자에서 배급으로 영역을 확장했으나 같은해 투자 배급한 ‘미쓰 홍당무’(감독 이경미)가 53만2324명에 그치며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어 그해 또 다른 투자배급작인 ‘크로싱’(감독 김태균)마저 CJ CGV와 상영관 배정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90만7255명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잇따른 실패의 책임을 물어 정의석(44) 대표이사를 비롯한 상당수 임직원을 해임 또는 해고하고, 배급을 포기하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후 ‘차우’(2008), ‘정승필 실종사건’(2009), ‘챔프’(2011) 등에 꾸준히 투자했지만 ‘추격자’와 같은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런 벤티지홀딩스의 자회사가 첫 작품부터 대박을 터뜨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 회사 의 대표이사는 김선용(38)씨다. 영화에는 투자자로 이름을 올려 찾아보기도 힘들지만, 영화계는 그를 실제작자로 보고 있다.

김씨는 대우그룹 창업주 김우중(77) 회장의 3남이다.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2007년 자신이 1대주주인 벤티지홀딩스에 선배 정의석씨를 대표이사로 내세워 영화 투자배급 사업을 했다.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나온 정씨 역시 중견기업인 오리엔트 시계 창업주의 차남이다보니 재벌 2세들의 영화사업 진출로 화제를 모았다. 앞서 벤티지홀딩스에 붙었던 투자배급 브랜드명 ‘빅하우스’는 ‘대우(大宇)’를 영어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김씨는 구조조정 당시 정씨를 대신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뱅가드스튜디오는 차기작으로 다세포클럽과 함께 ‘차우’를 연출했던 신정원(39) 감독의 ‘더 독’, 영화사 꽃과 함께 김시후(25) 김윤혜(22)의 스릴러 ‘소녀’(감독 최진성)를 제작한다.

영화계 인사는 “과거 김 대표의 영화사업에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것은 영화사업이 의욕이나 재력, 학력만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면서도 “빅하우스 시절 영화판에 혹독한 수업료를 내면서 많은 경험을 쌓은 만큼 이번에는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