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학습부진학생 지도비 전액삭감
서울시교육청이 올해부터 교사들에게 지급하던 학습부진학생 지도비를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시교육청은 단위 학교의 학습부진학생 지도에 대한 자율성과 책무성 강화를 위해 학급부진학생지도비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24일 밝혔다.
학습부진학생은 초등학교 2학년 수준의 읽기·쓰기·셈하기 능력에 도달하지 못한 '기초학습부진학생'과 학년 교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최소 수준의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교과학습부진학생'을 통칭한다.
그동안 시교육청은 방과후 학습부진학생을 별도로 지도하는 교사를 위해 37억원의 예산을 투입, 학습부진학생지도비를 지급해왔으나 올해부터는 지원하지 않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습부진학생 지도는 교사의 책무인데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오히려 교사들의 순수한 교육 행위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었다"며 "방과후 특별지도에 학습부진학생들이 참여를 꺼렸던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대신 상담 부분 예산을 대폭 늘려 실제 학습부진학생 지원에 대한 전체적인 예산은 줄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학습부진학생 지도에는 129억원 정도가 투입됐으며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예산이 잡혀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습부진학생지도에 대한 정책 방향이 교과지도 위주에서 원인별 맞춤식 지원으로 바뀌었다"며 "학생이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교과지도보다는 상담 및 치유 부분을 강화했다. 지난해 신설한 서울학습도움센터에서는 찾아가는 맞춤학습상담, 온라인 학습상담과 함께 학교 컨설팅 등이 지원된다.
학습상담 선도학교도 새로 지정한다. 초중학교 중 희망 학교를 대상으로 12개교를 선정해 학습상담 프로그램, 병원과 연계한 심층진단·치유 등을 지원한다.
교사들의 학습상담 전문성도 올린다. 서울학습도움센터를 통해 학습부진학생의 학습상담에 관심과 전문성이 있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원 학습상담 연구·지원단'을 운영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습부진의 원인은 매우 복잡해 단순히 교과를 가르치는 것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며 "그저 교과지도만 하다 보니 오히려 학생들이 학습을 싫어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심리, 공부 방법, 습관, 태도 등을 모두 개선하려는 것"이라며 "상담 안에는 지도 뿐 아니라 학생의 자존감을 살려주는 정서적인 배려 등이 모두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학력향상형 일반학교 확대 ▲학습부진학생지도 보조 인력 지원 ▲서울기초학력지원시스템 운영 ▲기초학력미달 밀집지역 집중 지원 등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