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한산모시짜기, 줄타기·택견과 무형문화유산
충남 한산 지방의 모시짜기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22~29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제6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28일 택견, 줄타기와 함께 한산모시짜기를 무형유산으로 선정했다. 무형유산위원회의 회의는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심사소위원회인 심사보조기구의 '정보보완' 권고를 뒤집고 등재를 결정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치열한 격론을 거쳐 한산모시짜기가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고 전했다. 등재에 진통을 겪은 이유는 "중국이 딴죽을 걸어 논의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로써 한국은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 판소리, 강릉단오제,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 가곡, 대목장, 매사냥에 이어 인류무형유산을 모두 14건 보유하게 됐다.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로 지정된 모시짜기는 한산의 중년여성들에 의해 행해진다. 한산은 비옥한 토양과 바닷바람으로 모시풀이 자라기에 적합한 조건을 자랑한다. 모시를 짜려면 모시풀을 베고 삶고 표백하고 실을 자아 베로 짜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모시는 무더운 여름 날씨에 활용하기 좋으며 의례복, 군복, 상복 등 다양한 의류를 생산하는 데 이용된다. 표백된 모시 천의 순백과 세련된 질감, 깔끔함은 고급의류와 일반의류에 적합하다. 전통적인 모시짜기는 여성 중심의 가내작업 형태로 이뤄지며 어머니가 기술과 경험을 딸과 며느리에게 전수한다. 모시짜기는 마을의 정해진 구역에서 더불어 작업하는 이웃들과의 공동체 유대를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 해당 지역주민 약 500명이 다양한 모시짜기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심사보조기구는 각국이 신청한 유산 총 49건의 등재신청서를 심사해 등재(inscribe), 정보보완(refer), 등재불가(not to inscribe)로 구분해 무형유산위원회에 권고했다. 택견과 줄타기, 한산모시짜기는 등재기준을 모두 충족시킨다며 등재를 권고했다.
택견은 흐느적거리는 율동적인 동작으로 상대를 발로 차거나 넘어뜨리는 기술이 특징이다. 부드러워 보이지만 다양한 공격과 수비 기술을 선보이는 효과적인 무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무예이기도 하다.
1976년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50여명의 공식 이수자가 있으며, 한국전통택견협회가 택견의 전승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줄타기는 3현6각(피리2, 해금1, 장구1, 대금1, 북1)의 연주 속에서 줄을 타는 줄광대, 땅에 있는 어릿광대, 그리고 관객이 야외에서 함께 만드는 전통 놀이다. 기예 위주의 다른 나라와 달리 판줄 형식의 놀음은 우리나라 줄타기의 특성이다. 줄타기 놀음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는 것이 판줄이다. 줄광대는 다양한 줄타기 기술과 재담, 노래, 춤을 선보인다. 어릿광대는 줄광대와 얘기를 주고받고 악사들은 음악을 연주한다.
우리나라의 줄타기 전승은 경기 줄타기보존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줄타기 교육은 기능보유자가 전수생을 지도하는 전수교육, 체험학습, 하계캠프 등 대중교육으로 구분된다. 역시 1976년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한편 심사보조기구는 한국정부가 택견, 줄타기, 한산모시짜기와 함께 등재를 신청한 나전장, 석전대제, 조선왕조 궁중음식 등 3건은 일부 등재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무형유산위원회에 '정보보완'을 권고했고 무형유산위원회의 회의에서도 '정보보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