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 맛집]데미글라스, 진짜 경양식 '만텐보시'

2013-02-25     김정환기자

김정환의 ‘맛있는 집’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경양식집’이 성업했다. 메뉴는 ‘함박스텍’, ‘돈까스’, ‘오무라이스’, ‘카레라이스’ 등이었다. 본 음식명으로 쓴다면 ‘햄버거 스테이크’, ‘포크 커틀릿’, ‘오믈렛&쌀밥’, ‘커리&쌀밥’이 맞다.

그렇다고 그렇게 쓰면, 왜그런지 느낌이 살지 않는다. 또 그렇게 쓴다고 해서 틀린 것만도 아니다. 함박스텍, 돈까스, 오무라이스, 카레라이스는 정통 서양음식이라기보다 경양식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 메뉴들이기 때문이다. 서양음식이 100년도 전인 개항기 일본에 도입돼 일본식으로 변화한 것이 바로 경양식이다.

추억의 음식이 돼버린 경양식을 서울 한복판에서 정통의 맛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수하동 66번지 페럼타워 지하 1층에 자리한 ‘만텐보시’(02-6353-8943)다. 1978년 도쿄 아카사카에 설립돼 35년 동안 100년 역사의 일본 정통양식(요오쇼쿠)의 전통을 이어오며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 문화인 등 유명인사들이 가족들과 함께 찾는 현지 유명 양식레스토랑의 라이선스 업장이다.

이 집에서 파는 음식들은 만텐보시 본사의 노하우를 그대로 살린다. 대표적인 것이 ‘데미글라스 소스’다. 각 메뉴의 맛을 배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소스다. 양산품을 구입해 사용하지 않고, 매장에서 셰프들이 1주간 맛을 농축해가면서 직접 만든다. “데미글라스 소스의 본고장인 프랑스의 레스토랑들도 손이 많이 간다는 이유로 회피하고 있는 자가 제조를 우리는 하고 있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함박스테이크’(1만5000~2만5000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독자적인 황금비율으로 혼합해 만들어낸 두툼하고 육즙이 풍부한 고기에 데미글라스 소스가 곁들여진다. 씹을수록 맛있는데. 데미글라스 소스의 풍미가 더해져 더욱 감칠맛이 난다. ‘오므라이스’(1만4000~1만5000원)는 질 좋은 유정란을 골라 적당한 불 조절로 보기에도 화려하고 맛도 살아 있게 만든 오믈렛에 생쌀, 8종의 야채와 버섯, 닭 수프와 야채 수프를 이용해 2일에 걸쳐 준비한 볶음밥, 그리고 데미글라스 소스를 더해 만든다.

데미글라스 소스가 들어가는 요리는 또 있다. ‘카레라이스’(1만4000~1만5000원)다. 커리에 데미글라스 소스가 혼합돼 독특한 맛을 낸다. 인도식 커리와는 또 다른 만족감을 준다. 오히려 요즘 외식을 할 때 경험하기 힘들어진 맛이어서 신선하게 느껴진다. 비프, 치킨, 포크, 새우 등 4종이 준비된다.

이 밖에 ‘필레미뇽’(안심)나 ‘립아이’(등심) 등 ‘스테이크’나 ‘시저샐러드’, ‘어니언 그라탕’, ‘콘 포타주’, ‘훈제연어’ 등 사이드 메뉴도 제공된다.

모든 메뉴는 단품이나 세트, 코스로 주문할 수 있다. 특히 이 집의 ‘돈가츠’는 ‘히레(안심) 가츠’로 준비되는데 따로 식사로 팔지 않고 세트 메뉴 주문 시 ‘새우 튀김’과 함께 고를 수 있다.

평일 오후 12시30분부터 3시까지 주문 시 ‘카스타드 푸딩’, ‘바바루아’, ‘아이스크림’, ‘셔벳’ 등 디저트를 서비스한다. 런치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디너는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다. 주차는 건물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맛집-만텐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