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家 서쪽으로 간 까닭은?
외식업과 제과점업종 등을 필두로 유통업계의 서쪽 정벌이 시작될 전망이다.
지난 5일 동반성장위원회가 외식업 및 제과점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포함시킴에 따라 유통가가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사업 진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
동반위의 의지도 결국 좁은 땅에서 매장을 더 내지 말고 해외로 나가라는 것이고 기업도 갈수록 죄어오는 족쇄를 빠져나가기 위한 것.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사실 동반위의 이번 결정은 한국에서 장사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며 "결국 국내보다는 해외로 출점을 가속화 해 성장은 해외에서 이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 있는 매장 운영 상황을 지켜보며 점차 해외 매장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해외에 진출한 국내 유통기업 59곳을 대상으로 '국내 유통기업의 해외경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올해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66.1%)'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는 국내시장 포화에 따른 경쟁 및 규제 심화, 지난해 해외 매출 호조 등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유망한 해외시장으로는 중국(39.0%)과 인도네시아(20.3%)를 꼽아 발전 가능성이 큰 아시아지역을 모두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내 대기업의 외식·제과업체는 올해 해외 매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그룹은 CJ푸드빌 해외 매장 확대 등에 그룹의 해외사업 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올해는 동남아 전 지역은 물론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할 예정.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1월 기준 중국에 107개, 미국 25개, 베트남 7개, 싱가포르 1개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향후 해외 매장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유통 채널 역시 올해는 더 공격적으로 서쪽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해외 사업에 두곽을 나타내고 있는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달에만 104, 105호 점을 연달아 내고 중국 점포수(105개)는 이미 국내 점포수(102개)를 초월했다.
그외 인도네시아(31개), 베트남(4개) 등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모두 14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올해 말까지 20여 개 점포를 추가로 내고 글로벌 유통업체로 발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외 다양한 기업들이 가까운 시일 내 해외에 신규 점포를 내거나 현재 출점 준비 중이다.
물론 문제는 있다. 해외로 나간다고 해서 정부가 지원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성공하리란 보장도 없다. 국내보다 투자 비용도 많이 들어 당장 이익을 볼 수도 없다.
A 제과점업 관계자는 "국내가 포화됐으니 해외로 나가라는데 해외사업을 한다고 해서 바로 성과가 나는 것도 아니다"라며 "동반위가 권고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해외에 진출해 있었고 정부가 지원해주는 것도 아닌데 해외에 매장은 내야겠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5일 외식업과 제과점업이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됨에 따라 제과점업의 경우 신규 출점 규모를 현재 규모의 2%로 제한, 대기업 매장의 신규 출점 가능 규모는 한 해 20~70개 정도로 줄어들었다.
아직 구체적인 권고안이 마련되지 않은 외식업의은 다음달 말까지 음식점업동반성장협의회를 운영해 대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역세권 범위 등을 결정할 계획. 그러나 끝나지 않는 외국계 외식업체 차별과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전문성 부족 논란 등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