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 위기,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누구?

2013-02-22     엄정애기자

김석준(60) 쌍용건설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했다. 김 회장은 쌍용그룹 창업주 고(故) 김성곤 회장의 2남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캠코와 쌍용건설 채권단은 경영부실 책임을 물어 김 회장 퇴임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이 무리한 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을 추진 막대한 우발채무를 발생시켰다는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1999년 외환위기로 쌍용그룹이 해체되고 자신 몫이던 쌍용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자 회사 지분을 채권단에 넘기고 오너(소유주)에서 전문 경영인으로 변신하는 등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1998년 채권단 요청으로 쌍용그룹에서 쌍용건설로 복귀한 김 회장은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대규모 인력감축, 임금삭감 등 등 구조조정을 전개하면서도 직원들의 지지와 신뢰를 잃지 않았다. 소탈한 성격과 솔선수범, 뛰어난 영업능력 때문이다.

김 회장은 1983년 쌍용건설과 인연을 맺은 후 매년 새해를 해외 현장에서 맞았다. 크고 작은 해외 프로젝트 현장을 수주 단계부터 시공까지 직접 챙기기도 했다. 발주처에 공사 책임자로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10년 이상 한-싱가포르 경제협력위원장을 맡아 화교 정재계 인사들과 인맥을 맺었다. 현장제일주의와 차곡차곡 쌓인 해외 인맥은 쌍용건설이 해외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는데 일조했다.

실례로 김 회장은 워크아웃 졸업 후 매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회장직을 사임한 후 2006년부터 2010년 재취임할 때까지 4년간 백의종군하면서 단일 건축 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대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9000억원)을 비롯해 24억달러 규모 해외수주를 성공시킨 바 있다.

특히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은 김 회장이 각별한 싱가포르 기업인에게 발주처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소개받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이뤄낸 결실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이같은 영업력과 신망을 토대로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이 종업원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할 때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경영을 맡을 인사로 꼽히기도 했다.

업계는 김 회장이 퇴임할 경우 쌍용건설의 해외사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물러나면 해외사업 부문에서 후폭풍이 엄청날 것"이라면서 "김 회장이 30년간 쌓아온 해외 네트워크는 해외 사업으로 먹고 사는 쌍용건설에게는 핵심자산인데 그 자산이 모두 사라지는 것. 사실상 망하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