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서울문화재단의 고민

2013-01-20     손대선 기자

 은행에 예치된 기금에서 나오는 이자수익을 기반으로 문화예술사업을 벌이고 있는 서울문화재단이 저금리 시대가 계속되면서 재정난을 겪고 있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서울문화재단에 따르면 2012년도 기준으로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예술진흥기금은 약 1275억원이었다.

지역문화재단 가운데서는 경기문화재단(1051억원)과 함께 최상위권이었지만 나날이 떨어지는 정기예금 이자율이 발목을 잡고 있다.

2012년도 정기예금 이자율을 3.4%로 계산했을 때 재단이 예금을 통해 손에 쥐는 돈은 41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이자율은 앞으로도 계속 하강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 보면 서울문화재단 운신의 폭을 크게 좁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지역예술활성화를 위해 2009년부터 시작된 문화예술위원회 '지역협력형 사업' 통한 국고보조금 액수가 급감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4년간 지역협력형 사업 서울 지역 배분액 현황표'를 보면 지난 2009년 70억3000만원이던 배분액은 2010년 47억4900만원으로 급감한데 이어 2011년 25억8900만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29억2700만원으로 다소 늘어났지만 3년 전에 비해 반토막도 안 되는 수준이다.

지역협력형 사업이 지자체 기금과 국고지원금이 일정 비율로 매칭돼 진행됨에 따라 서울시 자체의 지원금도 덩달아 삭감되는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는 것이 현장 예술가들의 전언이다.

예술가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소액다건 위주 지원방식도 이같은 재정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서울지역 예술인들은 중앙정부의 지방이전 흐름에 따라 "서울지역에 대한 역차별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수도 서울의 광대한 면적과 인구수를 감안하면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새로운 재원마련에 눈을 떠야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시·도 문화재단 대표회의서 서울연구원 라도삼 연구위원은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안정적 기반 확보 마련'이란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현실적으로 기금을 헐어 부족한 사업 및 운영재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서울문화재단이 은행에 예치해둔 기본재산인 문화예술진흥기금 1275억원의 이자수익만 바라볼게 아니라 문화예술진흥 본연의 목적에 맞게 기금을 사용하자는 것이다.

라 연구위원은 이와 함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예산지원, 서울시 산하기관 등 여러 기관에서 중복추진하고 있는 각종 문화사업을 하나로 연결시켜 불필요한 예산, 인력 낭비를 줄여야한다고 주장했다.

저금리시대를 맞아 서울문화재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해법이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