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타짜’ 를 꿈꾸는 사람들
“카지노 타짜가 되기 위해 밤낮 없이 바카라 게임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주변에 ‘카지노 타짜’를 꿈꾸는 고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 007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카지노가 강원도 폐광촌에 개장되자 ‘색다른’ 게임을 즐기기 위해, 또는 외국에서 맛보던 ‘짜릿한 손맛’을 보기 위해, 혹은 대박의 꿈을 좇아 발길이 이어지며 강원랜드는 새로운 명소가 됐다.
이런 강원랜드에 테이블이나 슬롯머신 등 카지노 게임으로 용돈이 아니라 아예 생활비를 벌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려는 사람들이 카지노를 ‘만만하게’ 보고 타짜에 도전하는 무모한 경우도 생겨났다.
하루 몇 시간 게임으로 수십~수백만원을 벌려는 ‘예비타짜’들은 2003년 3월 메인카지노가 개장한 뒤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그 발길은 현재까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전 재산을 탕진하고도 ‘한 탕’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타짜의 꿈을 꾸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 예비타짜들은 매일 연구와 실전을 병행하며 험난한 타짜의 길을 걷는다.
강원랜드 단골 고객들과 강원랜드 고객들의 사이트인 ‘강친닷컴’ 등에 따르면 스몰카지노 시절부터 카지노 타짜를 노리는 수십명을 포함해 타짜 지망생이 최소 수백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한 사북지역에 찜질방이나 민박에서 생활하며 단순히 생활비를 버는 부류는 ‘생활 바카라족’으로 분류되지만 풍족한 여윳돈을 벌기 위해 ‘진검 승부’를 노리는 사람들은 ‘타짜 지망생’인 것이다.
생활 바카라족은 하루에 5만~30만원 수준의 수입에 만족하지만 타짜 지망생은 ‘시스템 베팅’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실험하고 연마해 원하는 수입을 올리려고 오늘도 타짜 수련에 열중하고 있다.
고한에서 3년 넘게 거주하고 있다는 임모(51)씨는 카드를 수십 벌 구입해 밤낮없이 연습하고 게임 스코어지를 가져다 연구하는 한편 강친닷컴 사이트에서 게임 노하우를 찾는 생활이 일상이 됐다.
임씨는 “카지노에 자주 출입하는 고객들 가운데 하루 수십명 이상은 타짜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며 “몇 년간 열심히 연습하고 실전에 도전하지만 타짜가 환상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 임씨는 “완벽한 수준에 도달한 것 같아 마카오에 원정을 나간 타짜 후보들도 결국 모든 걸 탕진하고 말더라”면서 “분명 전략이 있을 것 같은데 그 비결을 습득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강릉에서 보험대리점을 하며 강원랜드를 수시로 출입하는 정모(46)씨는 10년 넘게 카지노 게임을 하고 있지만 연간 출입일수가 30일을 넘기는 일이 없다고 한다.
정씨는 “게임으로 돈 따는 방법을 연구했지만 게임이 풀리지 않을 때는 돈을 잃을 수밖에 없고 본전 수준에 머물 때도 자주 있다”며 “이길 때도 여러 번 있지만 자만심이나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무조건 패하고 만다”고 말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카지노 타짜는 있을 수 없는 환상이고 착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카지노를 이기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기에 자신의 처지에 맞게 부담 없이 즐기는 차원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005년 10월 중국인 타짜 8명이 강원랜드 VIP 고객으로 방문해 7시간만에 17억3000만원을 챙겼지만 CCTV를 통해 확인한 결과 사기도박으로 밝혀져 딴 돈을 모두 환수당한 뒤 추방됐었다.
특히 강원랜드 주변에서 돈 따는 방법을 배운 뒤 동남아 카지노에 원정도박을 권유하는 호객꾼들은 100% 순진한 고객을 노리는 사기유형이라고 경찰은 이에 속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