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장 부회장 승진, 경영 보폭 넓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44)이 5일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1991년 삼성전자에 부장으로 입사, 상무보, 상무, 전무, 부사장과 사장(COO)을 거쳐 21년만에 부회장에 선임된 것.
당초 재계에서는 경제 민주화, 재벌 개혁 등의 분위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의 승진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기에 이번 승진은 '깜짝' 인사라는 의견이다.
특히 이번 인사로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어 향후 삼성전자의 전반적인 경영을 맡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 측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최대 실적을 견인했고, 부회장 승진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출장은 물론 삼성을 대표해 해외 CEO와 자주 회동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추모식에 참석했으며 인텔·GM·토요타·지멘스·폭스바겐 CEO를 만났다.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의 지주회사인 엑소르 그룹의 사외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올 6월에는 시진핑 총서기와 함께 향후 중국을 이끌 리커창 부총리와 면담을 가졌다. 세계 최대 부호인 카를로스 슬림 텔맥스텔레콤 회장과 만나 사업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10월말 서초사옥에서 광통신장비와 태양광패널을 제조하는 미국 태양광기업 엠코어(EMCORE)의 루벤 리처드 CEO를 만나 사업현안을 논의했다. 8월에는 영국 제4 이동통신사인 허치슨 3세대통신(3G)와 롱텀에볼루션(LTE) 장비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부회장은 과거 이건희 회장과 함께 다녔을 때와는 달리 독자적으로 전 세계를 활동무대로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삼성의 미래를 이끌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진 배경으로 "글로벌 경영감각과 네트워크를 갖춘 경영자로서 경쟁사와의 경쟁과 협력관계 조정, 고객사와의 유대관계 강화 등을 통해 스마트폰·TV·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이 글로벌 1위를 공고히 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글로벌 경쟁사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전선에서 삼성전자의 경영 전반을 지원, 창립 이래 최대 경영성과를 올리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부회장은 앞으로 삼성전자의 사업 전반을 현장에서 더욱 강하게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이 부회장은 1968년 6월 23일 서울에서 태어나 1981년에는 서울 경기초등학교, 1984년 서울 청운중학교, 1987년에는 서울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 동양사학과 87학번으로 입학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부장으로 입사했으며 1995년 게이오대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2001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박사를 수료했다.
2003년 경영기획팀 상무, 2007년 1월 전무로 승진해 CCO(최고고객총괄책임자)를 맡았다. 2010년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에 2010년 12월 삼성전자 사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