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安사퇴 막전막후…"영혼 팔지 않았다"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야권단일후보직을 양보하고 사퇴한 후 26일 현재 사흘째 휴식 중인 가운데 안 전 후보의 사퇴 기자회견 당시 행적과 발언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안 전 후보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 전 후보는 지난 21일 오후 텔레비전 일대일 토론 당시 문 후보의 예상 밖의 공격에 충격을 받은 뒤 법륜 스님,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진퇴 여부를 상의했다.
토론 후 안 전 후보가 측근들에게 "내가 알던 문 후보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는 것이 캠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3일에는 오후 문 후보 측과 여론조사방식 협상을 위해 특사로 보냈던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이 협상 결렬 사실을 보고하자 안 전 후보는 사퇴 결심을 굳히고 오후 8시께 캠프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당시 안 전 후보는 장하성·윤영관 국민정책본부장을 포함해 핵심 관계자들은 빠짐없이 모아달라는 뜻을 전했고, 중대발표를 예상한 듯 캠프가 술렁였다.
사퇴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기 직전에는 참모들에게 "제가 대통령후보로서도 영혼을 팔지 않았으니 앞으로 살면서 어떤 경우에도 영혼을 팔지는 않으리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회견 후 안 전 후보는 캠프 관계자, 자원봉사자들과 일일이 포옹하며 악수를 나눴고 오후 8시40분쯤 용산구 이촌동 자택으로 향했다.
집 앞에선 그동안 경호를 맡았던 경찰 20여명이 주차장에 2열로 서서 거수경례를 했고 이에 안 전 후보는 거수경례로 답하고 이들을 한 명씩 안아준 것으로 전해졌다.
사퇴 이튿날인 24일 오전에는 팀장회의와 전체회의가 잇따라 열려 사태 수습방안이 논의됐다. 민원실에는 안 전 후보의 사퇴 번복을 촉구하는 내용의 전화가 폭주했고 종로구 공평동 캠프 앞에서는 안 전 후보의 복귀를 바라는 1인 시위가 이어졌다.
25일 오전에는 안 전 후보의 장인·장모와 딸이 캠프에 들러 실무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안 전 후보는 26일 현재 본가가 있는 부산과 처가가 있는 전남 여수 등을 돌며 친지들과 그동안 도와준 인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27일 오후 2시부터 열릴 캠프 해단식에 안 전 후보가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캠프 내부에서는 안 전 후보가 해단식에 참석한 후 참모들과 문 후보의 대선 선거운동을 어떻게 도울지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정신적·육체적으로 극심한 피로를 느끼고 있는 안 전 후보가 좀 더 휴식을 취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