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경남지사 후보에게 듣다 ①홍준표

2012-11-15     김해연 기자

 12월1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가 지지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4선 국회의원에 집권 여당 당대표까지 역임한 경험을 토대로 '힘있는 도지사론'을 주창하고 있는 홍 후보는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부터 '경남도청 이전'이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워 확실한 이슈메이커로 자리잡았다. 새누리당의 지역출신 정치인들을 대거 영입, 선거캠프를 꾸리고 지역내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는 홍 후보를 만나 경남도청 이전 공약과 PK(부산·경남)지역의 대선 판도, 박근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서의 역할 등에 대해 들었다.

-새누리당 경남지사 경선 승리 요인, 어떻게 분석하나.

"경남이 침체돼 있다. 침체된 경남을 되살릴 수 있는 적임자로 나를 택한 것으로 본다. 그리고 경남에 새누리당의 구심점이 없다. 도내 지역간 이해관계 때문이다. 선거인단의 다수가 '홍준표를 구심점으로 해서 대선승리를 해보자'라는 정서가 강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고향에 내려와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가 있었나.

"대선이 없었다면 당대표까지 한 사람이 도지사 자리에 뜻을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번 대선의 향배를 결정하는 곳이 PK(부산·경남)지역이다. 더 이상 새누리당의 텃밭이 아닌 경남지역의 민심을 돌려놓을 사람이 필요하다. 당 대표를 지낸 사람으로서 새누리당의 대선 승리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고, 분명히 나의 역할이 있을 것으로 봤다. 마침 내가 경남 출신이기에 가능한 얘기다."

-경선과정에서부터 '경남도청 마산이전' 공약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

"도청이전은 단순한 도청만의 이전이 아니다. 도내 균형발전과 도민화합, 의료 서비스 개선을 위한 패키지 공약이다. 옛 마산으로의 본청 이전은 창원시 통합이후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지역간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도민화합책이다. 진주 제2청사는 서부경남 3개시, 8개군 주민편의를 위한 것이다. 또 진해 의과대 유치는 군사도시를 메디컬 시티로 변모시키는 획기적 방안이라 본다. 도청이전을 위해 도의 재정에 부담을 주지는 않겠다. 현재의 도청을 매각하면 마산에 본청, 진주에 제2청사, 그리고 진해에 의과대학 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

-야권 후보가 정해지고 본격적인 선거구도가 형성되면 경남도청 이전 반대 여론에 강하게 직면할 것으로 본다.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도내 균형발전, 도민화합, 의료 서비스 개선을 위한 처방 자체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도 재정의 부담에 대한 우려일 것이다. 반복하지만 도청이전을 위해 도의 재정을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다."

-경남에 와 18개 시군을 돌았다.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청사진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앞서 언급한 도청이전, 제2청사 건립, 진해 의과대 유치 공약도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방안이지만 경남을 연관산업별로 묶어 권역별로 '미래 신성장산업벨트'를 구축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 창원권은 IT융합 미래전략산단으로 전환하고 진해만 환상권은 경제자유구역 2단계 물류단지 조기 조성, 국제물류기업 조기 분양을 추진하겠다.

진주·사천만 환상권은 항공우주, 항공소재산업 국가산단 지정을 통해 특화하고 거제·통영·고성권 및 하동권은 조선기자재와 해양플랜트의 산업기지로 만들겠다. 김해·양산·밀양권은 테크노벨리 산단 조기 조성과 나노융합 국가산단 조성, 의생명 및 항노화 산단 조성을 추진할 것이다. 지리산·낙동강 권역은 녹색생명산업 클러스터와 우포늪 에코밸리 등을 구축하겠다."

-4선 국회의원과 한나라당 대표 등을 역임했음에도 불구하고 경남지역에 대한 기여도가 낮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이 지적은 본선까지 따라 다닐 것 같은데.

"창녕에서 태어나 합천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중학교부터는 대구에서 공부한 것이 사실이고 중앙에서 사회생활을 했다. 중앙에서 정치할 때 고향 창녕과 합천의 일은 누구보다 발 벗고 나섰다. 현풍-창녕 간 6차선 고속도로확장사업을 추진했고, 국가습지센터 건립 문제도 제가 풀었다.

화왕산 화재사고가 났을 때 재정지원에도 앞장섰다. 합천 분뇨처리장 설치 등도 지원했다. 제가 중앙에서 정치할 때 창녕군수와 합천군수님들이 자주 찾아 왔다. 그래서 창녕과 합천문제는 할 수 있는 한 지원했지만 경남의 다른 시군에서는 저에게 잘 찾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도와주지 못했지만 적어도 고향에 대해서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중앙에서 정치할 때는 국가 전체의 일에 집중했다. 도지사가 되면 당연히 '경남의 이익'이 최고의 가치가 되지 않겠는가."

-홍 후보에 대한 서부경남 지역의 우려 섞인 반응이 있다. 경남과 부산의 대표적 갈등 사안인 남강댐 물 문제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견해는.

"정부가 추진해온 부산의 식수원 해결방안은 낙동강 수질개선, 강변여과수 개발, 남강댐 용수공급의 세 가지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은 완료됐다. 우선 낙동강 수질개선을 통한 부산 식수원 안전성 확보로 가야 한다. 그 다음으로 갈수기에 대비해 강변여과수 개발을 통한 대체수원 확보를 추진하는 것이 옳다. 현재 추진 중인 창녕, 함안 강변여과수 취수 목표량이 1일 68만t이기 때문에 갈수기 대체수원으로서 충분한 기능을 할 수 있다. 다만, 창녕 증산리에서 1일 50만 톤(75%)을 취수하겠다는 계획은 지하수 고갈과 농업용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취수공 분산 대책을 통한 주민동의가 선결돼야 한다.

그리고 남강댐 용수공급은 이미 폐기된 방안이다. 수위상승 계획도 폐기됐고, 용수확보용 지리산댐 건설 계획도 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지금 간이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중인 문정댐은 용수댐이 아니라 홍수조절용이라는 분명한 상호신뢰가 형성되어야만 추가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대선 역할론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PK지역 대선 판도 어떻게 보나. 그리고 어떻게 박근혜 후보 대통령 만들기에 기여할 것인가.

"여론조사 지표상으로 보면 3자구도에서는 쉽지만 야권 단일화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 박빙구도로 본다. 문재인, 안철수 모두 PK출신이다. 해방후 최초로 PK대 TK 대결구도가 만들어진다. PK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더 이상 새누리당의 텃밭이 아니다. 경남지사 후보는 사실상 박근혜 후보와 러닝 메이트다. 대선에서 박후보의 경남 득표 목표는 70%(경남 도당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

-거침없는 언변 등 '홍준표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살아왔다. 직설적인 화법이 진심을 전달하는 최고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조직과 융화하지 못한다거나 아집과 독선을 지적하는 사람이 있던가? 대화하는 것도 좋아하고 내 생각이 틀렸다고 판단되면 다른 의견도 잘 수용한다. 국회 환노위원장 시절, 위원회 회의에서 단 한번도 표결까지 간 적이 없다. 조정하고 타협해서 해결했다. 옳다고 생각하는 길로 소신껏 살아온 인생의 훈장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경남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하고 김해시의원 할까요?'한 적이 있다. 그건 자리욕심이 아니다. 고향에 대한 사랑이고 일에 대한 욕심이다. 나도 그렇다. 우리 경남이 어렵기 때문에 제대로 해서 경남을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검사 임용부터 지금까지 30년동안 국가를 위해 일했다. 그 경험을 고향을 위해 쏟아 붓고 싶은 것이다. 도지사 직을 마지막 공직으로 생각하고 내려왔다. 정말 좋은 경남 도지사가 될 것이다. 고향에 기여하는 도지사가 될 것이다. 힘 센 도지사가 되어서 중앙과의 협상에서 우위에 설 것이다. 대형 국책사업과 예산을 가장 많이 가져오는 그러한 도지사가 될 것이다. 경남 도민들께서 나의 충정을 받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