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민 "박근혜 신격화" vs 김성주 "입만 살아 교수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여성성 논란을 두고 황상민 연세대 교수와 김성주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이 8일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생식기' 발언으로 막말논란을 일으켰던 황 교수는 새누리당의 격한 반응에 "박 후보를 신적인 존재로 우상화하는 것 같다"며 쏘아 붙였고 김 위원장은 "입만 살아 교수한다"는 막말로 응수했다.
황 교수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새누리당의 여성 대통령론에 대해 "전형적인 여성 마케팅 전략"이라며 "정치쇄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박 후보) 본인이 단순히 생물적 입장만을 갖고 정체성이나 차별성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다른 특별한 무엇이 없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분 같이 훌륭한 능력이 많으신 분이 얼마나 국민들을 설득할 자신이 없으면 생물적인 부분만 가지고 언급을 하느냐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그 얘기를 한 것"이라며 "사실 박 후보는 강단이 있는 대장부의 모습을 더 잘 보여줬던 분인데 여성 대통령이라고 이야기한다면 단순히 득표를 위한 전략일 뿐 진심으로 국민에게 정체성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는 측면에서 지적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서 약자·비주류로 취급되는 여성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결혼·출산을 함으로써 생기는 어려움을 드러낼 때 사회적 역할의 측면에서 여성성이라고 한다"며 "여성 대통령으로서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때 진짜 여성 대통령이라는 말이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황 교수는 지난달 31일 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해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생식기가 남자와 다르게 태어났다는 의미가 아니라 역할의 차이"라며 "생식기가 다르다고 해서 여성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문제가 된 생식기라는 용어선택에 대해 "생식기는 가장 전문적·의학적이고 중립적인 단어이다. 남성도, 여성도 생식기를 갖고 있다"며 "이 단어가 많은 분들에게 그렇게 불편함을 야기할 줄은 꿈에도 상상을 못했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가 호주제 폐지, 성범죄자 전자팔찌 부착 등 여성을 위한 정책에 앞장서 왔다는 새누리당의 반론에 대해서는 "그것은 여성성의 문제가 아니라 훌륭한 의정활동"이라며 "꼭 여성성이 있는 분이기 때문이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 우리 사회를 합리적인 양성평등 사회를 만드는 분이기 때문에 여성이든 남성이든 상관없이 하셔야 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생식기 발언에 대해 '인격말살', '정신병자' 등의 격한 반응을 쏟아냈던데 대해서는 "이 단어에 대해 더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은 박 후보를 그냥 인간으로 보기보다 마치 신적인 존재로 우상화하는 심리상태를 그대로 나타낸 것 같다"며 "여왕 이상의 신격화된 존재이기 때문에 불경스럽다는 사고를 너무나 뚜렷하게 느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나중에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그냥 이 분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조차도 이제는 못 하게 하는 그런 분들이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 무시무시하다"고 일갈했다.
또 황 교수는 "철회할 발언을 특별히 한 것 같지 않다"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정치적 쇼 하지 말고 진짜 이 발언을 공론화하고 싶으면 방송이나 공개적 장소에서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 인터뷰에 나선 김 위원장은 "대응할 가치가 없다. 정신이상에 가까운…"이라며 황 교수의 토론회 제안을 '시간낭비'라고 일축했다.
그는 특히 '박 후보를 신격화하고 있다'는 대목에 대해서는 "한 마디로 입만 살아서 교수를 한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놀랍다"며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만약 앞에 앉아 있는 학생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 해도 성희롱 사건으로 학교가 쉽게 지나갈 수 없는 이야기"라며 "하물며 방송에 나와서 대학 교수라는 입장에서 한 정당의 대표에게 상식에 어긋나는 말들을 해서 방송을 이끌어간다는 게 정말 심히 우려된다"고 비난했다.
이어 "어디서 사주를 받았는지 모르지겠지만 입에 담지 못할 이야기로 교수가 인기와 돈을 번다면 제 모교가 수치스러울 것"이라며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별 못하는 작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연세대를 항의방문한 것과 관련해서는 "부총장에게 반드시 모든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황 교수가) 심판을 받아야 된다고 말했다"며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논란이 됐던 자신의 '영계' 발언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좋은 의도로 했던 말을 그렇게 밖으로 유포하리라고는 상상을 못했다"며 "앞의 말은 다 빼고 그것만 갖고 욕을 바가지로 하는데 그거야 정치인 클럽의 예상한 것 아니겠냐. 말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