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선배님 재수없어요~"…고사장 앞 열띤 응원전

2012-11-08     이재우 기자

 2013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수능)날인 8일 서울시교육청 제15지구 제23시험장 풍문여자고등학교에는 새벽부터 수험생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응원열기가 뜨거웠다.

경기여자상업고등학교, 경기상업고등학교, 성동글로벌고등학교,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소속 1~2학년 학생들은 선배들이 도착하기 전인 이날 오전 6시부터 열띤 응원을 펼쳤다.

오전 3시30분부터 나온 경기여자상업고등학교 학생 16명은 '풀어서 오답해제 해제하면 SKY', '수능 쉬워라 너무 쉬어' 등 문구가 적힌 응원판을 들고 '언니 힘내세요' 등 구호를 외쳤다. 미리 준비한 따뜻한 음료와 다과도 나눠줬다.

수능 한파까진 아니지만 쌀쌀한 날씨에 담요를 두룬 경기여상 2학년 윤빛나(18)양은 "언니들 수능 잘 봤으면 좋겠다"면서 "저도 이제 딱 365일 남았는데 언니들 못지않게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험장에 들어가는 제자들에게 일일이 음료를 나눠 주던 지도교사 윤용운(60)씨는 "다 잘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꺼다"라고 응원했다.

오전 5시30분께 고사장에 도착했다는 성동글로벌고등학교 학생 20여명도 열띤 응원을 펼쳤다.

선배들이 친근함을 느껴 긴장하지 않고 시험을 볼 수 있도록 교복을 입고 나왔다는 학생들은 "만점, 만점 수능은 대박 올레" 등 광고 삽입곡을 패러디한 응원가와 율동을 선보였다.

성동글로벌고 전교회장인 김혜리(18)양은 "선배들 수능보기 한달 전부터 응원을 준비했다"면서 "선배들이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고 우리도 열심히 공부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내년에 고사장에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전 3시50분께 나왔다는 경기상고 학생 10여명은 '재수없어 엿 먹어' 등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다소 기발한 카드와 응원전을 선보였다.

2학년 이석현(18)군은 "이 자리에 선 모든 수험생들이 시험장 문을 나설 때 후회가 없도록 수능을 봤으면 좋겠다"고 선배들을 응원했다.

제23시험장에는 이날 오전 6시52분께 경기상고 김한나(19)양이 가장 먼저 입실했다.

오전 5시30분께 집을 나왔다는 김양은 "긴장되고 떨리지만 최선을 다해서 시험을 보겠다. 시험이 끝나면 마음 편히 푹 잠을 자고 싶다"면서 고사실로 향했다.

오전 7시가 가까워지자 수험생들이 속속 도착했다. 후배들의 응원전도 고조됐다.

경기여상 김승희(19)양은 지도교사가 건네주는 음료를 받아 마시며 "정신이 하나도 없다"면서 "시험이 끝나면 푹 놀고 싶다"고 말했다.

교문은 선전을 기원하는 부모와 교사, 후배들로 북적거렸다.

자녀가 시험장에 들어간 뒤에도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손을 모아 기도하는 부모와 제자들의 손을 잡아주며 선전을 기원하는 교사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자녀가 재수생이라는 정희정(49) 주부는 "아들이 긴장을 했는지 아침부터 화장실을 들락거려서 걱정이다"면서 "그동안 노력해온 만큼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이날 제23시험장에는 오전 6시부터 내신은 물론 중국 신화통신과 일본 TV 아사히 등 해외 취재진들이 몰려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