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서울 지하철 승무적합성 검사

2012-10-30     김지훈 기자

 서울 지하철 1~8호선 기관사에 대한 근무 적합성 검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져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지난 4월9~20일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를 대상으로 승무 안전관리 실태 및 안전 장애요인 등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이 같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 공사는 승무가능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인 승무적합성 검사를 음주여부를 제외한 모든 항목을 본인 문답만으로 진행했다.

또 공황장애와 수면장애 항목에 승무원이 '있음'으로 체크한 경우에만 '정신과 전문이의 소견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보류'해 정확한 판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시는 설명했다.

최근 3년간 양 공사가 진행한 승무적합검사 결과를 보면 도시철도공사는 102만건 중 부적격 판정이 2건에 그쳤으며, 서울메트로는 232만건 중 부적격 판정이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감사 결과 지난 3월12일 근무를 마친 뒤 스크린도어 선로출입문을 열고 선로에 투신해 사망한 기관사도 투신 2시간 전 실시된 당일 승무적합성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운전업무 부적격자와 고충처리자에 대한 조치도 소홀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도시철도공사는 전직 신청 시 혼합형 우울장애와 수면장애 등의 진단을 받은 기관사에 대한 사후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고충처리위원회를 구성·운영하지 않아 접수된 고충 441건 중 69건에 대한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공사는 또 승무부적격자로 판정받은 29명에 대한 특별신체검사를 하지 않았으며 보건관리자 선임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고 시는 전했다.

이 밖에 무리한 수동운전 강요로 업무부담을 가중하고, 전 역사 스크린도어 출입문 비밀번호를 통일해 전 직원이 공유하는 등 규정을 어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양 공사에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는 한편 관련자 8명을 징계하도록 했다. 23건의 행정조치도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