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결혼식에 뭘 입고 가지"? … "도드라지지 않은 우아한 패션 어떨까"

2012-10-21     민숙영 기자

 "결혼식장에서 신부보다 예쁜 건 예의(?)가 아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인정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여성 하객은 신부 드레스와 같은 흰색은 피하고 액세서리는 과하게 하지 않는 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결혼식장에서 일부러 촌스러운 옷을 입고 갈 수는 없는 노릇.

올해는 윤달을 피해 가을에 결혼식이 집중됐다. 더불어 결혼식에 "오늘 뭘 입지"에 대한 고민도 낙엽처럼 쌓여 간다.

21일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4일부터 15일까지 서울지역 예식장 6곳 20~30대 남녀 하객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45%가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하기 위해 옷을 산다"라고 답변했다.

여성은 하객 의상을 구매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도 평균 60만원에 달했다. 그만큼 하객 패션에 신경을 쓴다는 말이다.

남성의 경우에도 여성보다는 적지만 36%가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옷을 구매한다고 답했다.

하객 패션에 신경을 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결혼식은 곧 만남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커리어우면 이은정(30)씨는 "고등학교나 대학교 친구 결혼식에 가면 오랜만에 동창들을 만나게 된다"며 "서로 옷이나 백을 비교하기 때문에 옷차림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조경환(28)씨는 "결혼식이니 예의상 옷을 갖춰 입는다"며 "그래도 가끔 '신부쪽에 괜찮은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LG패션과 타임, 르샵, 쿠론 등의 도움을 받아 예의는 차리되 하객 사이에선 돋보일 수 있는 하객 패션을 알아보자.

◇여성, 강약조절로 유행스타일 도전…무난한 의상엔 가방으로 포인트

르샵 관계자는 "결혼식 하객 패션에서 버려야 할 것은 '지나침'"이라고 강조했다. 너무 화사하거나 격식을 차린 패션은 결혼식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그렇다고 무난한 투피스 정장을 입고 간다면 단체로 대학 졸업사진 찍던 시절로 돌아가 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다른 이들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을 테니.

올가을·겨울에 유행하는 소재와 무늬의 의상을 다양하게 이용해볼 것을 추천한다. 강약 조절만 잘하면 뻔 한 하객패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꽃무늬나 테피스트리(여러 가지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장식품) 그림 등을 소재로 한 바로크풍이나 가을이면 빠지지 않는 체크무늬, 트위드 재킷·스커트를 최대한 적절하게 하게 섞어 입어보자.

깔끔하면서 여성스러운 곡선에 중점을 둔 재킷 안에는 선명한 색상의 화려한 트위드 스커트를 입어도 예쁘다. 화려한 바로크풍 그림이 전체적으로 인쇄된 원피스를 입는 것도 좋겠다.

남색이나 검정 트위드 재킷을 선택했다면 밝은 색상의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함께 입는 것을 추천한다.

원피스를 입고 싶다면 깔끔하지만 몸매를 살려주는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어깨부터 허리선까지 살짝 어두운 배색을 더해 얇은 허리를 강조하거나 허리를 휘감아 맨 듯 한 디자인도 추천한다. 색상은 올가을·겨울 유행하는 버건디나 세련된 검은색이 좋다. 특히 백이 빠지면 의미가 없다.

무난한 의상도 가방만 잘 매면 훨씬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스터드(돌출된 금속 부속품)가 잔뜩 박히거나 술이 주렁주렁 달린 가방을 고르라는 말은 아니다.

승부수는 색깔이다. 화장법에서만 '원포인트'가 뜨는 게 아니다. 채도가 낮은 의상을 선택하고 백으로 포인트만 주면 훨씬 멋스럽다.

최대한 절제된 디자인으로 단정한 느낌을 주면서 선명하고 화려한 색상을 선택하면 된다. 좀 심심하다 싶으면 소재와 무늬를 강조한 가방도 좋다.

쿠론의 스테파니 라인은 색종이를 사다리꼴로 잘라놓은 듯 한 느낌의 가방이다.

봉제선과 절단면, 가운데 박힌 금장이 디테일이 깔끔한 사다리꼴 안에서 세련되게 표현됐다. 대신 현란한 초록, 파랑, 핑크, 보라 등의 색상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남자, 재킷을 버려라…정장에는 액세서리를 활용할 것

사실 남성은 여성보다 하객용 의상을 새로 구입하는 비중이 낮다. 주로 집에 있는 정장을 활용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변화가 있다면 격식만 차린 정장보단 캐주얼 정장을 선호한다는 것.

물론 고만고만한 남성복에서 꾸미는 데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오늘 신경썼어요"라는 티가 나는 것도 부담스럽다.

이럴 경우 굳이 재킷을 입거나 타이를 할 필요 없이 가을 분위기가 나는 짧은 트렌치 코트를 입어 봄직하다.

패딩 조끼를 입는 것도 추천한다. 셔츠에 넥타이는 했지만 그 위에 패딩 조끼를 걸치면 유쾌하고 예의 바른 청년이 될 수 있다.

다만 마쉐린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가로줄 무늬가 아니라 큼직한 마름모꼴로 봉제선이 무늬를 이루는 차분한 조끼를 고를 것.

그래도 정장을 고수하겠다면 액세서리를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다양한 소재와 사물을 응용한 부토니에(정장이나 턱시도 등의 좌측 상단에 꽂는 액세서리)나 부드러움을 강조한 니트 넥타이 등을 이용하면 좋다.

꽃모양은 신랑에게 양보하고 동물모양이나 작은 리본모양 등 다양한 부토니에를 활용해보자. 질스튜어트 뉴욕의 노란 주사위 모양 부토니에는 무채색 정장에 센스를 더하는 제품.

최근 유행하는 니트 넥타이도 좋다. 광택이 없고 성긴 니트 조직이 정장의 경직된 느낌을 풀어줘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하객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