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년대 추억의 아날로그 제품들, 재기 '꿈틀'

2012-10-14     백영미 기자

 
이제는 추억속에 남아있는 무선호출기 '삐삐'등 아날로그 제품들이 성능을 강화하고 재기를 꿈꾸고 있다.

지난 1983년 등장해 90년대 후반을 풍미했던 무선호출기 '삐삐'는 이르면 내년 초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부활할 예정이다.

삐삐는 2000년대 휴대전화가 대중화되면서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지난 1997년 1500만명에 달했던 삐삐 가입자는 현재 1만8000명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사라지는 것만 같았던 '삐삐'는 최근 멜로영화 '건축학개론'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등장하면서 부활의 불씨를 살렸다.

국내 유일의 무선호출기 사업자인 서울이동통신은 이르면 내년초 새로운 삐삐를 출시하고 가입자도 받을 예정이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되는 삐삐에 가입하면 상대방과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고 와이파이를 이용해 인터넷전화를 할 수도 있다. 휴대전화 요금보다 절반 가량 저렴한 서비스 이용료도 장점이다.

1980년대 중반 등장해 90년대 후반 대중화된 콤팩트 카메라, 이른바 '똑딱이 카메라'도 고성능으로 무장하고 시장에 속속 출시되고 있다.

콤팩트 카메라 시장은 세계적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스마트폰에 잠식당해 왔다. 시장조사업체 GfK그룹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콤팩트 카메라 판매량은 지난 2007년 995만대 보다 약 30% 감소한 700만대 초반이다.

콤팩트 카메라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는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카메라는 기존 500만 화소에서 최근 1300만 화소로 진화하고 있다. 한 예로 팬택의 스마트폰 '베가S5', LG전자의 스마트폰 '옵티머스G' 등에는 모두 1300만 화소 카메라가 달렸다.

카메라 업계에서는 성능이 강화된 콤팩트 카메라를 출시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콤팩트 카메라 'EX2F'를 출시했다. 'EX2F'는 어두운 곳에서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고 멀고 가까움을 나타내는 원근감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와이파이 기능이 내장돼 촬영 이미지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릴 수 있다.

소니코리아는 지난 11일 풀프레임 디지털 이미징 3종 콤팩트 카메라('RX1', DSLT(디지털일안반투명)카메라 'A99', 캠코더 'NEX-VG900')를 공개했다. 고급형 DSLR에만 탑재돼 온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가 확대 적용돼 고화질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미지 센서가 클수록 사진의 품질은 좋아진다.

김인성 한양대 겸임교수 겸 IT칼럼니스트는 "아날로그 방식이었던 1990년대 소니의 브라운관TV '트리니트론 TV'나 1980년대 중반 일본의 고화질(HD)방송인 '하이비전' 등은 화질의 궁극을 보여줬다"면서 "기술의 종국은 아날로그다. 디지털이 아날로그의 화질, 음향 등을 흉내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