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에 불만 있는 이들을 위한 경제사 강의'

2012-10-13     이예슬 기자

자본주의에 불만 있는 이들을 위한 경제사 강의 (E K 헌트 지음·이매진 펴냄)

“민주당과 공화당을 막론하고 국회의원 중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변혁하려는 이는 거의 없다. 자본가들은 자신들의 견해를 받아들이는 후보의 선거 운동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한다. 그러면 정치인들은 자본가의 경제력을 보장하고 확대시켜 주는 법률을 통과시킨다. 가난한 사람들과 노동자들은 서로 경쟁하는 자본가들의 견해를 반영하는 두 당 중 하나를 고를 선택권이 있지만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후보를 선택할 수는 없다. 이런 후보는 자신의 견해를 알리는 데 필요한 수십만 달러를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업과 고용의 불안정성, 장시간 노동과 워킹 푸어, 주거 대란과 하우스 푸어, 학자금 대출과 청년 실업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자본주의는 유로존 사태와 월가 시위 등 위기에 직면한 세계 자본주의의 흐름 안에 있다. 이토록 ‘불안한 자본주의’가 어떻게 오늘날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된 것일까.

이 불안한 자본주의의 실체가 궁금한 이들에게 자본주의를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여러 경제 이론을 쉽고 정확히 알려주는 책 ‘자본주의에 불만 있는 이들을 위한 경제사 강의’가 재출간됐다. 1972년 처음 나온 후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곱 차례 개정을 거치면서도 여전히 의미 있는 자본주의 입문서 구실을 하고 있다.

자본주의 이전 고대 노예제부터 1990년대 신자유주의 비판과 급진 정치 운동까지 자본주의의 역사를 모두 14강에 걸쳐 담았다. 자본주의가 등장한 이래 사회가 변하는 과정을 추적하면서 각 시대의 새로운 경제 현실을 설명하기 위해 나타난 여러 경제 이론을 소개한다.

근대 이후 경제사와 경제 사상의 전체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여러 경제 이론의 핵심 내용을 정리할 수도 있다.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신자유주의의 뿌리와 비판하는 급진주의의 뿌리를 함께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정한 자본주의 입문서’로 불릴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