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산악·교통사고 기승…"철저한 대비속 비극없다"
가을철 행락객들이 전국의 유명산으로 몰리고 있다. 아름다운 가을산의 정취를 느끼고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그만큼 명산으로 시민들의 발길도 분주해지고 있는 것이다.
살인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여름이 지나고 맑고 선선한 가을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어 나들이에 나서는 시민들도 부쩍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불안한 그림자도 있다. 바로 산악사고와 교통사고다. 날씨가 선선해지고 단풍으로 산이 물들어가는 가을철에는 등산객과 행락객의 산악사고와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가장 큰 시기다.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건강과 즐거움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산행과 나들이가 오히려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올해 10월에는 가을 기간이 짧고 맑은 날씨가 많아 단풍이 절정기에 이르면서 등산객이 일시에 산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산악·교통사고 발생 우려가 어느 해보다 높다는 의미다.
◇'무리한 산행 때문에…' 실족-추락사 빈발
산악사고는 매년 증가추세다. 특히 단풍철인 10월은 산악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국립공원 탐방객 추이는 2006년 2678만명에서 지난해 4080만명으로 52% 증가했다. 2010년에는 지난해 보다 많은 4268만명이 산행을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월별 산행인구를 살펴보면 전체 4080만명중 9~11월 단풍철에 1388만명(34%)이 산행을 즐겼다.
최근 5년간(2007~2011년)산악사고 발생현황은 평균 6847건이 발생했다. 하루 평균 19건이 발생한 셈이다. 지난해 산악사고 7826건중 단풍이 최고조에 달한 9~10월에 2000여건(25%)이 발생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실족과 추락이 400여건으로 가장 많았고 지병, 길 잃음·실종 등의 순이었다. 최근에는 음주 후 산행이나 체력을 감안하지 않는 무리한 산행으로 탈진, 호흡곤란, 마비 등의 사고도 나타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지 않고 임의대로 산행하다 조난을 당하는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상태를 미리 점검하고 산행 일정을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평소 운동이 부족한 사람이 갑자기 등산에 나서면 자칫 사고가 날 수도 있다고 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산행은 아침 일찍 시작, 해지기 한두 시간 전에 마치고 2인 이상 등산하되 일행 중 가장 약한 사람을 기준으로 산행해야 한다"며 "자신의 체력에 맞는 산행계획을 수립해야 산악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등산화는 발에 잘 맞고 통기성과 방수능력이 좋은 것을 착용하고 산행 중에는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지 말고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산행은 평소에 쓰지 않는 근육을 사용하고 많은 열량을 소모해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며 "일상에서 운동량이 적거나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사람은 무리한 산행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고 발생시 행동요령은 등산로에 설치된 119 구조 위치 표지판 번호를 숙지,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 신속히 119에 도움을 요청한다. 저체온 증상이 있는 사람은 체온을 유지시켜 주는 재질의 등산복과 여벌의 옷, 마스크, 모자 등 준비해야 한다.
◇'교통사고 대비도 철저히…' 과속금지-차량점검 필수
교통사고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필요하다. 행락차량이 많은 10월에 교통사고 발생이 빈발해 경찰이 주의보를 발령했을 정도다.
경찰청에 따르면 여행·나들이 등 행락객의 단체이동이 많은 10~11월에 교통사고가 증가한다.
최근 3년간 10월에 하루 평균 18.6명, 11월에 17.5명이 사망했다. 1년 전체 평균 15.2명보다 각각 3.4명, 2.5명이 더 사망한 것이다. 이는 평소보다 각각 22.4%, 15.1%가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전세버스에 의한 교통사고는 발생·사망·부상 모두 10월에 가장 많았다. 교통사고 사망자는 하루 평균 0.29명이 발생해 평소(0.13명)의 2.2배에 달했다.
지난해 대형 교통사고는 사망자 기준으로 4월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사상자 기준으로는 10월에 가장 많았다. 하루 평균 사상자는 9.4명으로 평소(5.4명)의 1.7배에 달했다.
실제로 가을 행락철에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많아 교통사고 발생시 일가족이 인명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평소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과속을 하지 않고 준수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안전뿐만 아니라 연비도 아낄 수 있다"며 "또한 안전거리를 최대한 확보하면서 방어운전을 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에 쫓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과속을 하고 신호를 위반해 사고의 원인이 된다. 여유 있게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종 오일 상태와 팬벨트, 냉각수 등 차량점검에 신경을 쓰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