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용인 호화청사 공간 '시민의 곁으로'

2012-09-16     이정하 기자

 '아방궁'으로 불리며 호화 청사 논란을 빚었던 경기 성남과 용인 시청사가 시민들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청사 시설을 무료로 개방하면서 시민들이 운동이나 독서, 만남의 장소로 즐겨 찾는 명소가 된 것.

성남시청 4층 체력단련실에는 평일 낮시간에도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직원용 체력단련시설이지만, 성남시가 2010년 9월 일반에 무료로 개방하면서 하루 200~300명의 시민들이 이 곳을 찾는다.

406㎡ 규모에 러닝머신 15대, 자전거 타기 기계 13대 등 39종의 운동기구와 샤워시설 등을 갖췄다.

최모(47·야탑동)씨는 "일반 헬스클럽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며 "북카페나 쉼터, 주차장도 잘 돼 있어 각종 모임 때 시청사를 만남의 장소로 이용한다"고 했다.

9층에 있던 전임 성남시장의 집무실과 부시장실을 2층으로 옮긴 뒤 만든 '하늘북카페'는 청사 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이다. 주변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탁 트인 전망은 유아부터 중장년층까지 독서삼매경에 빠져들게 만든다.

최근에는 취업준비생들의 스터디 모임 장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2010년 7월 문을 연 뒤 지금까지 20여만명이 북카페를 이용했다.

취업준비생 강주승(26)씨는 "모임 땐 대관료도 아끼고, 평소에는 공부도 할 겸 북카페를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청사 내 크고 작은 회의실도 각종 단체의 회의 등에 무료로 빌려주면서 이용 횟수가 매년 증가 추세다.

성남시에 따르면 대관실적이 지난 2010년 748건(이용객 4만895명), 2011년 1401건(20만2085명), 올해 8월 말 현재 1269건(17만6537명)에 달했다. 시청 1층 로비와 광장을 예식장으로 활용, 12번의 결혼식도 치렀다.

성남시청사에 버금가는 규모의 용인시청사도 '호화'를 벗어 던지고 시민들에게 필요한 공간으로 환골탈태했다. 우선 용인시청 3층에 마련한 시민결혼식장은 알뜰 예비 부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민결혼식장은 160석 규모의 예식실과 신부대기실, 방송·조명시설, 폐백실, 폐백 의상, 피아노 등을 갖추고 있으며, 시민에게 무료로 빌려준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248쌍이 이 결혼식장을 이용했다. 연말까지 이미 5쌍의 대관 예약도 받았다.

용인시 가족여성과 관계자는 "수백대의 차량을 한꺼번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갖춘 것이 한몫했다"며 "최근에는 합동 결혼식 문의도 오는 등 호응이 좋다"고 귀띔했다.

이밖에도 청사 내 1층과 2층 출입구에 만든 '도서정원'은 쉼터로 활용되며, 4층 옛 시장실을 리모델링해 만든 '시민사랑방' 등의 회의실도 무료 대관하고 있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각종 단체와 모임 등에 2866회 대관했다.

그러나 두 지자체는 아직까지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청사 면적기준을 초과한 상태다. 성남시는 기준면적 2만1968㎡보다 1만4191㎡, 용인시는 5053㎡를 각각 초과했다.

이 지자체들은 현재 초과한 청사 면적을 시민 소통의 공간이나 시민편의시설로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성남시와 용인시 관계자는 "애초 크게 지어서 호화논란을 불러 일으켰지만, 행정 수요 등을 고려했을 때 청사 공간 문제는 해결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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