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태리식당, 이탈리아에도 없지
김정환의 ‘맛있는 집’
요즘 가장 핫한 장소가 지난달 말 개장한 서울 여의도동 국제금융로 10서울 여의도 IFC몰이다. 멀티플렉스 CGV여의도를 비롯해 대형서점, 패션숍, 음식점들로 가득한 이곳은 평일에는 인근 직장인들, 주말과 휴일이면 가족, 애인, 친구들과 함께 온 나들이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유명 외식 브랜드들이 대거 출점한 이곳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한 번 들르면 쉽게 나오기 힘들고, 나온 뒤에는 또 가고 싶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곳이 바로 IFC몰 L3층 312호, CGV 대각선 방향에 터를 잡은 이탈리안 핏제리아&리스토란테 ‘꼬또’(COTTO·02-6137-5260)다. ‘요리하다’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이 집에 들어서면 나무, 금속, 타일로 장식된 103석 규모의 넓은 실내가 실제 지중해 연안의 어느 리스토란테(레스토랑)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절로 들게 한다. 확 트인 오픈 주방에서 피자이올로(피자 요리사) 등 셰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키친 앞 바 안쪽을 장식하고 있는 대형 에멘털 치즈, 파스타 면, 큼직한 과일과 야채 장식, 그리고 그 너머로 보이는 빨간 타일 대형 화덕 3개다.
피자의 이탈리아어인 ‘핏제리아’를 앞세운 집답게 화덕에서 갓 구워낸 피자들이 벌써부터 손님들을 사로잡고 있다.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열심히 돌려 둥근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토핑을 올린 뒤 화덕 안에 넣는다. 잠시 뒤 꺼내면 김이 모락모락나는 맛있는 피자가 돼 있다. 키친 앞 바에 앉아 그 모습들을 지켜보다 보면 재미도 있고, 음식에 대해 안심도 하게 된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면 먼저 피자 도우(빵)를 이용해 만든 듯한 식전 빵 ‘포카치아’가 나온다. 서비스로 나온다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맛있다. 올리브도 가득 얹혀 있는 데다 올리브 오일도 흥건히 뿌려져 나와 감칠맛도 나고 몸에도 좋을 것 같아 만족스럽다.
이 집의 도우는 국내에도 흔한 이탈리아 나폴리 또는 미국식 도우와는 다르다. 오랫동안 세계 각지의 특성을 분석해 개발한 정통 베이커리 스타일이다. 그것도 모자랐는지 토핑을 얹다 보면 자칫 도우가 눅눅해질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해 적당한 두께로 도우를 만들어 비교적 낮은 온도로 오래 굽는다. 이 때문에 다른 집 피자보다 오래 기다려야 하지만 조금만 참으면 이탈리아 현지에서도 맛볼 수 없는 인절미처럼 쫄깃쫄깃한 식감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치즈도 도우에 잘 녹아들어 그 맛이 더욱 일품이다.
살라미와 페퍼로니로 토핑해 스파이시한 맛을 낸 ‘살라미 디아블로 피자’(1만7000원)를 비롯해 캐러멜라이즈한 호두, 지중해 원산의 향신료 펜널로 맛을 더한 ‘프로볼로네 치즈 피자’(1만9000원), 크러시 페퍼, 파프리카, 파채 등으로 마무리한 ‘로스트 포크 포르게타 피자’(1만8000원) 등 11가지 피자가 준비된다. 여기에 올리브오일, 토마토소스, 꿀 등 소스 3종이 곁들여지는데 직원이 친절하게 피자에 알맞는 소스를 추천해주므로 뭘 찍어 먹어야 할는지 고민할 필요는 없다.
피자만 맛있는 것이 아니다. 캐나다산 랍스터, 통 꽃게, 새우 등을 가득 넣은 ‘해산물 스파게티’(2인 4만원), 소시지, 스모크 슈림프, 할라피뇨, 초리조 오일로 감칠맛을 이끌어내는 ‘딸리아뗄레’(2만1000원) 등 파스타, ‘화덕에 구운 치킨 알포르노와 주키니 튀김’(1만7000원) 등 안티파스티(애피타이저) 등이 이 집이 수개월에 걸쳐 직접 만든 소시지, 판체타(베이컨), 구안치알레(돼지볼살 베이컨), 보타르가(말린 생선 알) 등을 사용해 만들어진다.
각종 스테이크 등 그릴 요리도 화덕을 이용해 더욱 깊어진 맛과 향을 뽐낸다. 스테이크를 제외한 모든 메뉴는 1만~2만원대(부가세 10% 별도)라 부담이 덜하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의 각 지역 와인 50여 종을 보유, 보틀이나 잔술로 주문할 수 있어 편하다.
매장 안쪽으로 각종 모임을 하거나 연인들이 오붓하게 데이트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매장 앞쪽으로는 샐러드와 피자도 테이크아웃하려는 손님들을 위해 모형이 진열돼 있다.
연중무휴로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문을 연다.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부터 IFC몰까지 363m 무빙워크로 연결되고, 버스는 몰 바로 앞이 여의도 환승센터다. 주차는 건물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면 되는데 1시간 무료인 점이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