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사외이사에 권력기관 출신자 '수두룩'

2012-09-10     변해정 기자

 10대 재벌그룹 계열 상장회사의 사외이사에 검찰·국세청 등 권력기관 출신 인사가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재벌닷컴이 10대 그룹의 계열 93개 상장사의 사외이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사외이사는 총 330명으로 전년동기(337명)에 비해 7명 감소했다.

이 중 신임 사외이사의 비율은 23.3%(77명)이었다. 나머지 253명은 전년에 이어 재선임된 인사였다.

사외이사의 직업별 분포도는 교수가 131명으로 전체의 39.7%를 차지했다. 전년(127명)에 비해 2.0%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검찰 출신도 지난해 22명에서 올해 27명으로 1.7%포인트 늘었고, 행정공무원 출신(18명→20명)과 공정거래위원회 출신(8명→10명)도 2명 더 증가했다. 1명에 그쳤던 관세청 출신도 2명으로 불어났다.

국세청(17명), 판사(15명), 공인회계사(8명), 국회의원(2명), 경찰(1명)은 전년과 동일했다.

반면 경영인 출신은 50명에서 48명으로 2명 줄었다. 금융인 출신은 23명에서 18명으로 5명 감소했고, 장관급 출신도 10명에서 8명으로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3명→0명)과 감사원 출신(2명→1명)은 각각 3명, 1명 감소했다.

◆사외이사 면면 들여다보니 = 10대 재벌회사 사외이사로 선임된 장·차관 등 고위관료와 국세청·금감원 등 권력기관 출신 인사는 121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의 36.7%에 달하는 수치다.

2개 이상의 10대그룹 계열사에서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인사도 9명으로 전년(8명)보다 1명 늘었다.

장관 출신으로는 이건춘 전 건설부 장관이 GS 사외이사를 맡고 있고, 이환균 전 건설교통부장관(SK C&C), 김대환 전 노동부장관(LG),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장관(대한항공), 김종민 전 문화부장관(한화증권),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SK이노베이션) 등도 10대그룹 계열 사외이사 직함을 달고 있었다.

차관급 출신으로는 김정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삼성생명),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2차관(두산인프라코어), 문효남 전 서울고검장(삼성화재), 노민기 전 노동부 차관(삼성SDI·롯데미도파), 서대원 전 국정원 1차장(두산) 등이었다.

검찰 출신은 문성우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대한생명), 이동명 전 의정부지법원장(한진해운), 신종대 전 대구지검장(롯데칠성), 이승섭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SK증권), 양재택 전 서울남부지검 차장(코원에너지서비스), 이석수 전 전주지검 차장(대한생명) 등이었다.

국세청에서는 이주석 전 서울지방국세청장(대한항공), 김남문 전 대전지방국세청장(롯데칠성), 김창섭 전 국세공무원교육원장(두산건설), 석호영 전 서울지방국세청 국장(현대글로비스) 등이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다. 손병조 전 관세청 차장은 삼성화재 사외이사 명함을 갖고 있다.

공정위 출신으로는 주순식 전 상임위원(현대중공업·SK C&C)과 이동훈 전 사무처장(현대글로비스)이 있었다.

'난타 공연'으로 유명한 송승환 PMC프로덕션 총감독은 삼성카드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돼 연예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10대 재벌가의 사외이사 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