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도부 책임론 논란 커져…박지원 빈소서 '물벼락'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한창인 가운데 당 내부에서는 지도부 책임론을 두고 논란이 점점 커지고 있다.
처음에는 불공정 경선에 대한 비문(비 문재인) 주자들의 문제제기에서 출발했지만, 당 쇄신 요구에 지도부 백의종군론까지 점차 그 내용이 구체화되는 상황이다.
특히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는 각각 '부실 경선관리'와 '공천헌금 연루 의혹'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일각에서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 지도부가 문재인 후보를 편파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불만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3일 저녁 김한길 최고위원의 모친상가에 조문을 온 김태랑 전 의원이 박 원내대표와 말다툼을 벌인 끝에 물을 끼얹은 것이다. 김 전 의원은 현재 김두관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현장에 있던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이날 빈소에 마주 앉은 박 원내대표에게 "대체 당 '꼬라지'가 이게 뭡니까"라고 질타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가 "'꼬라지'라니, 기자 앞에서 말을 가려서 해야죠"라고 대꾸했고, 김 전 의원은 "지금 내게 훈계하는 거냐"고 따졌다.
박 원내대표가 "말을 가려서 해야지"라고 반박하자 김 전 의원이 테이블에 놓여있던 물잔을 들어 박 원내대표에게 끼얹었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4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평소 같았으면 그냥 넘어갔을 일이었는데 당시 박 원내대표가 내게 가르치듯이 얘기를 하니까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향후 당내 패권주의와 불공정 경선에 대한 불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광주 합동토론회에서도 경선 파행에 대한 책임론이 도마에 올랐다.
손학규 후보는 "친노 패권세력이 경선을 엉망으로 만들고 민주당에서 국민을 떠나게 했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후보는 "경선 공정성이 훼손되고 역동성과 감동이 실종돼 국민 관심 밖으로 벗어나고 있다"며 "당 지도부가 이런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모바일 투표와 국민경선은 정치발전과 정권교체를 위한 것"이라며 "국민경선을 흔드는 것을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