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선 경선 토론회…'갈등' 대신 '정책경쟁'

2012-08-29     박성완 기자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 4인은 28일 방송토론회에서 그간 논란이 됐던 '경선 방식의 공정성' 대신 '정책'을 중심에 두고 경쟁을 펼쳤다.

정세균·김두관·손학규·문재인(기호순)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부터 29일 새벽까지 이어진 'MBC 100분 토론'에 출연,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해 토론을 이어갔다. 후보 간 극심한 갈등의 축이었던 경선 진행 방식에 대해서는 단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았다.

다만 제주·울산·강원 지역경선에서 내리 1위를 차지한 문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를, 비문(非문재인)주자들은 문 후보를 겨냥, 미묘한 시각차가 드러나기도 했다.

문 후보는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질문 사이에 박 후보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히며 줄곧 '견제구'를 던졌다.

그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손 후보의 입장을 물으면서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 분의 대표적인 철학이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 질서는 세운다)인데 이 때문에 골목상권이 파탄났고 용산참사와 쌍용차 사태가 초래됐다"고 비판했다.

반면 비문주자들은 주로 문 후보를 향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김 후보는 '탈원전을 지향하면서 원전 수출에는 왜 동의하느냐'고 질문했고, 정 후보는 최근 임기를 마치자마자 새누리당에 영입돼 논란이 된 안대희 전 대법관이 참여정부 인사라는 점을 지적했다.

문 후보는 원전 문제와 관련해 "이미 수출이 이뤄져서 진행 중인 것과, 민간의 원전 수출은 막을 수 없다. (다만)국가가 원전 수출을 주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의 질문에 대해서는 "퇴임하자마자 정치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대법관의 정치적 중립성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이 필요한 고위공직자는 퇴임 후 일정 기간 동안 정치활동을 할 수 없게끔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손 후보와 정 후보는 1명만 지목해 질문할 수 있는 '지명 토론' 순서에서도 문 후보를 고르는 등 집중 공세를 펼쳤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후보들이 다소 답하기 난감한 사회자의 질문도 나왔다. 특히 '함께하고 싶은 총리감은 누구냐'는 질문을 받은 정 후보는 "초대 총리가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보다도 경제 위기를 선제적으로 잘 막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 장관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역량있는 총리감이 필요하다"고 재치있게 답해 눈길을 끌었다.

후보들은 '자화자찬' 순서에서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모습도 보여줬다. 김 후보는 박노해 시인의 '먼 길을 걸어온 사람아'를 직접 낭독했고, 손 후보는 '좋아하는 대중가요가 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노래를 불렀다.

정 후보는 자신이 성공한 대통령으로서 퇴임하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이 방영되자 쑥쓰러운 듯 내내 웃음을 보였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제주·울산에 이어 강원도에서도 지역 경선 1위를 차지했지만 기뻐할 수 없다. 마음이 무겁고 답답하다"며 "좋은 경선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된다. 민주당의 주인은 정치인이 아닌 국민이다. 정치를 바꾸는 힘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