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태일 유족 반발에 발길 돌려

2012-08-28     오제일 기자

28일 전태일 재단을 찾아 '과거와의 화해'를 시도하려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창신동 전태일 재단을 찾아 유족들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유족들의 반발에 부딪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전태일 열사의 유족들은 박 후보 방문에 앞서 성명을 통해 "너무 일방적인 통행이라서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방문 거부를 확언했다.

유족을 대표한 전태열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는 "이 나라에서 우선 시급한 것은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쌍용자동차 22명의 노동자들의 죽음이 있는 대한문 분향소 부터 방문하고 분향하는 것이라 생각되면서 쌍용자동차 해결한 후에 오시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되어진다"고 거부이유를 밝혔다.

전씨는 그러면서 "대한문 앞에서 더 이상 죽으면 안 된다고 시민들이 안타까운 심정으로 호소하고 있다"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를 하루 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전태일 재단에 도착했지만 전태일 열사 유족과 재단 관계자들이 스크럼을 짜고 진입을 거부하자 대신 인근 전태일 다리로 향했다.

한편 전태일 열사는 1970년 11월13일 열악한 노동조건에 항거해 분신자살한 평화시장 재단사 출신의 노동자으로 사후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상징적인 인물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