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짝퉁을 대하는 SBS 오리지널의 자세
SBS 이창태(50) 예능국장이 MBC TV 커플매칭 프로그램 '정글 러브'가 SBS TV '일요일이 좋다-정글의 법칙'과 '짝'을 교묘하게 섞어놨다는 지적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16일 '정글러브'는 호감형 외모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10명의 청춘남녀가 태평양 티니안 고트 섬으로 떠나 짝을 찾는 과정을 그렸다. 서로 이름, 나이, 직업 등 신상정보를 전혀 모른 채 극한의 환경에서 느낌 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겠다는 남녀들이다.
이들은 이름 대신 꽃, 달, 나무, 별 등 닉네임을 사용해 '짝'의 1호, 2호를 연상케 했다. 아무도 살지 않는 무인도로 향하는 것은 '정글의 법칙'과 유사하다.
시청자들은 "'짝'과 '정글의 법칙'을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라면서 SBS 예능프로그램의 아류라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두 프로그램을 잘 섞었지만 막상 핵심을 놓쳤다. '짝'과 '정글의 법칙'은 진정성과 리얼리티를 토대로 한다. 정글에 가서 아무 정보도 안 밝히고 생활하는 모습을 통해 짝을 찾는다는 설정에는 무리가 있다. 정글에서 정착할 사람을 찾는 게 아니지 않느냐? 어차피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사람이다. 코코넛을 잘 따고 물고기를 잘 잡으면 된다는 식의 포맷은 신체적 요건만 본다는 소리밖에 안된다"고 짚었다.
또 "'짝'도 초반에는 스펙을 감춘다. 사람 자체만 본다는 얘기다. 스펙으로 판단이 완전히 달라지지 않지만 그것도 그 사람의 구성요소다. 정글에서 생존력으로 짝을 찾는 것은 맞지 않는 이치"라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우리가 더 잘해야겠다"고 말했다. "SBS 프로그램들이 케이블을 넘어 지상파에서도 비슷한 형식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막중하다. 진정성과 리얼리티, 완성도를 담아내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지상파 프로그램은 어떻게 재미있게 만드는지도 중요하지만 왜 이것을 만드는지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16일 첫 방송된 '정글러브'는 전국기준 시청률 3%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