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원금도 '네임밸류' 따라…당선-낙선자 3배差
4·11 총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모금한 후원금액이 당선자와 낙선자 간에 3배가량 차이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낙선자 중에서도 소속정당이나 지명도에 따라 후원금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났다.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19대 국선 후원회 모금액'에 따르면 정보공개 대상인 전체 764명의 국회의원과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받은 후원금은 총 549억1256만원으로 1인당 평균 718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9대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게 된 당선자들의 후원금 총액은 313억8532만원으로 1인당 평균 1억2862만원에 달했다.
당선자 중에서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이 3억601만원으로 후원금이 가장 많았다. 같은 당 유승민(3억264만원)과 이주영(3억122만원) 의원이 뒤따랐다. 이들은 모두 18대 의원의 19대 총선 재출마 때 모금액 한도인 3억원을 넘겼다.
이어 ▲김광림 2억9896만원 ▲윤진식 2억9875만원 ▲최경환 2억9832만원 ▲유정복 2억9450만원 ▲안효대 2억9360만원 ▲김태호 2억9058만원 ▲나성린 2억9015만원 순이다. 당선자 후원금 규모 1위부터 10위까지를 새누리당 의원이 휩쓸었다.
통합진보당 강동원 의원은 당선자 중 후원금 모금액이 가장 적었다. 그의 후원금은 겨우 328만9000원이었다. 2조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한 정몽준 의원도 후원금이 879만원으로 1000만원을 넘기지 않았다.
반면 총선에서 떨어진 520명 후보의 후원금 총액은 235억2723만원으로 1인당 4524만원에 그쳤다.
이는 당선자 그룹은 후원금 상한선이 3억원인 18대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진됐지만, 후보자 그룹은 1억5000만원으로 후원액이 한정된 원외인사들의 비중이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낙선자 중 후원금 상위권은 모두 18대 의원들이 차지했다. 민주통합당 김부겸 전 의원이 3억2827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새누리당 홍사덕 전 의원이 2억6821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또 ▲새누리당 박민식 2억5214만원 ▲새누리당 권영진 2억4925만원 ▲민주당 우제창 2억1612만원 ▲새누리당 이정현 2억1546만원 ▲새누리당 김영선 2억456만원 ▲무소속 정태근 1억9456만원 ▲새누리당 권영세 1억8429만원 ▲새누리당 이성헌 1억7922만원 등으로 역시 새누리당의 비중이 높았다.
군소정당인 진보신당이나 창조한국당, 국민행복당, 정통민주당 등은 후원금 모금액은 하위권이다.
특히 낙선자들은 소속정당 외에 지명도에 따라서도 후원금 규모가 큰 편차를 보였다. 전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으로 3선 의원을 지냈지만 서울 중구에서 아깝게 진 정진석 후보는 한도를 넘어선 1억5469만원을 모금했다.
또 새누리당의 최연소 공천자로 전국적 인지도를 갖게 된 손수조 후보도 1억5050만원을 모금했으며 낙동강 벨트의 최전선에 섰던 민주당 문성근 후보 역시 후원액이 1억5000만원에 달했다.
막말 파문으로 선거에서 패한 김용민 후보는 '나꼼수'를 통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1억4988만원을 모금했으며 MB 정부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후보는 1억3389만원을 모았다
반면 후원회가 있는데도 후원금이 '제로(0)'를 기록한 후보도 11명에 달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한편 연간 300만원 이상 고액기부자 명단에는 국회의원이 다른 의원이나 후보를 후원할 때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 고승덕 전 이원은 같은 당 김성태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으며 이애주 전 의원도 전재희 전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하며 도왔다.
민주당에서는 김학재 전 의원이 우윤근 의원에게, 강성종 의원이 백원우 전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씩을 보탰다.
또 새누리당 김무성 전 원내대표는 인근 지역구인 부산 진구을의 이헌승 의원과 자신의 지역구였던 남구을에 출마한 서용교 의원에게 500만원씩을 지원했다.
공천헌금 의혹으로 곤욕을 겪고 있는 현기환 전 의원 역시 불출마를 선언한 뒤 자신의 지역구였던 부산 사하구갑 문대성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