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vs 非文', 경선룰 갈등 재점화 조짐

2012-08-11     장진복 기자

민주통합당 대선주자간 경선 룰(규칙)을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결선투표제' 도입을 놓고 문재인 후보와 이른바 '비문(비문재인)' 주자들간 극대화된 대립은 문 후보의 '결선투표제' 수용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번에는 비문주자들이 선거과정에서의 규칙 변경을 두고 문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양상이다.

이들의 문제 제기는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가 17차례 이뤄지는 대중연설 방식 합동연설회 과정에 '후보자 프레젠테이션(PT)' 3차례 및 '찬조연설' 3차례 등을 포함하려는 시도를 하면서 시작됐다.

비문 후보들의 논리는 "상대적으로 연설에 약한 문 후보를 위해 당이 직접 나서 유명인을 연설에 동원할 수 있도록 찬조연설을 도입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정세균 후보는 성명서를 내고 "후보자의 PT와 찬조연설은 표심을 왜곡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PT는 후보가 아닌 기획사의 능력에 좌우되는 고비용 선거방식이 될 수 밖에 없다. 찬조연설도 찬조연설자의 지명도에 따라 표심이 영향 받을 소지가 매우 높은 비합리적인 방식"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손학규 후보측은 "후보들의 경쟁력과 자질보다는 선거기획사 또는 찬조연설자의 능력이나 인지도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선관위에 항의 공문을 발송했다.

김두관 후보측 전현희 대변인 역시 "후보 자체의 역량보다도 왜곡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비용이 추가로 드는 것은 맞지 않다"며 "후보의 역량을 검증하는 기회를 주기 위한 과정에 연설 능력이 뛰어난 제3자를 통해 연설을 하게하는 것은 경선의 취지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비문주자들은 권리당원(당비를 내는 진성당원) 모바일투표가 끝난 후에 합동 TV 토론회가 열리는 데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손 후보 측은 "한마디로 게임 끝난 후 선거운동을 하라는 식"이라며 "유권자들에겐 각 후보자들의 자질이나 경쟁력을 판별하지 말고 눈 감고 찍으라는 식"이라고 비난했다.

박준영 후보는 모바일 투표에서의 선거인단 동원 가능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세간에는 '모바일 (표) 하나에 얼마다'라는 말이 돌아다니고 있다고 한다"며 "이번 경선에서 부정부패가 발생하고 동원된 표로 판세가 뒤흔들린다면 국민의 여론이 왜곡되고 민주당은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말이 안 된다.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기대한만큼 국민들이 민주당 경선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기 때문에 선관위에서 경선 과정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이다. 우리 캠프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