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직장인 역할 모호할때, 男은 업무 과부하에 '스트레스'

2012-08-10     정옥주 기자

여성 직장인은 직장 내 자신의 역할이 모호하거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할 때, 남성은 업무나 책임감이 가중될 때 가장 많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학술지 ‘여성연구’에 실린 ‘직장인의 직무스트레스와 스트레스 대처 전략에 관한 성차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및 경기도에 위치한 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여성 직장인은 역할 불충분·모호성·경계에 대해 남성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보고했다.

반면 남성 직장인은 역할 과부하 즉, 일의 양이 많거나 더 많은 책임감이 요구될 때 여성보다 많은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다.

또 역할 과부하, 역할 불충분, 역할 모호성, 역할 경계 등 4가지 직무 스트레스 요인 중 여성 직장인이 3가지 요인에서 남성보다 더 높은 스트레스를 보고, 전반적으로 여성 직장인이 남성 직장인에 비해 더 많은 직무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도 남녀 간 차이가 있었다.

여성 직장인은 스트레스 대처를 위해 ‘사회적 지지 추구 전략’을, 남성 직장인은 ‘문제해결 중심 대처 전략’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여성들의 경우 스트레스나 문제가 발생하면 가족 및 가까운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과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남성은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거나, 문제 상황을 바로 잡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생각해보는 대처 전략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연구에 따르면 여성과 남성 직장인 모두에서 결혼 여부, 나이, 학력 근무기간 등의 요인은 직무 스트레스와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스트레스 대처 전략은 직무 스트레스 완화와 관련이 있었는데, 남녀 직장인 모두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스트레스 전략을 사용할 때 직무 스트레스를 완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 자체를 부인하거나 관심을 전환시킴으로 문제로부터 거리를 두려고 하는 ‘회피 스트레스 대처 전략’의 경우 오히려 직무 스트레스를 더 악화시켰다.

보고서는 “직무 스트레스 종류에 있어 남녀 간 차이가 있고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식도 다름을 알 수 있다”며 “이러한 연구 결과는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기업에서 정책적으로 개인적 자원을 개발하고 그 역량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