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A매치 강매' 안양시, 믿는 건 티켓 할당…체육기금으로 유치금 마련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티켓을 동주민센터와 산하기관 등에 할당해 강매 논란(뉴시스 8월7일자 보도)을 빚은 경기 안양시가 대한축구협회에 납부해야 할 대회 유치금을 줄이는 대신 티켓 판매금을 늘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각 동과 산하기관 등에 할당된 티켓이 그만큼 늘어났던 것이다.
9일 시와 대한축구협회 등에 따르면 시는 1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축구 국가대표팀 잠비아 평가전 유치조건으로 티켓 판매금 2억원과 대회 유치금 1억원 등 3억원을 대회 7일 전까지 납입하기로 대한축구협회와 협약했다.
티켓 판매금은 각 동주민센터와 산하기관 등에 할당해 처리하도록 했지만, 대회유치금 1억원이 문제였다.갑자기 평가전을 추진하는 바람에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 기업들마저 후원에 난색을 표하자 시는 지역 체육지도자및 선수 육성, 시민 체육진흥을 위한 연구·개발에 쓰이는 체육진흥기금 이자수익금을 유치금으로 사용키로했다.
이 마저도 올해 쓸 수 있는 이자수익금이 5000만원 밖에 안돼 체육진흥 협의회 서면 심의를 통해 7500만원으로 증액했다.
그리고는 대한축구협회를 찾아가 유치금을 1억원에서 7000만원으로 줄이고, 티켓 판매금을 2억원에서 2억3000만원으로 늘리자고 제안했다.
결국 협회가 이를 수용하면서 시는 2~3만원짜리 티켓 1000여 매를 협회로부터 추가로 교부받아 모두 9000여 매를 2개 구청과 31개 동주민센터, 문화예술재단과 농협 안양시지부, 체육회, 생활체육회, 새마을지회 등 시 산하기관에 떠넘겼다.
이 때문에 동주민센터와 각 산하기관 등이 할당된 티켓을 다시 산하단체로 떠넘기는 '다단계식 할당'이 초래됐다.
한편 시는 아직 티켓판매가 완료되지 않아 현재까지 대한축구협회에 3억원을 납부하지 못한 상태다.
A동주민센터 관계자는 "급조한 대회여서 이런 '꼼수'밖에는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큰 틀에서 봐 달라. 안양에서 처음 여는 A매치 대회여서 시민들도 반길 것"이라며 "협회 납부금은 대회 전후로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