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전국 10개 시·도에서 '무폴'보다 비싸
정부가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알뜰주유소가 전국 10개 시·도에서 기존 무폴(자가상표) 주유소보다 기름값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이채익 의원(울산 남구갑)이 31일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 중 10개 시도에서 알뜰주유소의 기름값이 무폴보다 비쌌다.
알뜰주유소의 휘발유값이 자가폴보다 비싼 것으로 집계된 곳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강원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이다.
가격 차이가 가장 큰 곳은 대전으로 알뜰 주유소의 ℓ당 평균 휘발유값이 자가폴 주유소보다 37.74원 비싼 1903.20원이었다.
서울은 평균 휘발유 가격이 자가폴의 경우 1893.77원이었으며 알뜰 주유소는 이보다 0.94원 비싼 1894.71원이었다.
경유는 ▲대구 ▲광주 ▲대전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 11개 광역시·도에서 알뜰 주유소가 더 비쌌다.
역시 대전의 알뜰 주유소 평균가는 1728.60원으로 자가폴 주유소보다 ℓ당 52.07원 비싸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알뜰주유소는 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등 정유 4사의 주유소보다는 대체로 가격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중 어느 한두 상표보다 비싸게 파는 지역도 휘발유는 6곳, 경유는 4곳 있었다.
알뜰주유소는 석유공사와 농협이 정유사에서 대량으로 공동구매한 휘발유와 경유를 공급받고 주유소 부대 서비스 등을 없애 주유비용을 기존 주유소에 비해 낮춘 주유소다.
정부는 올해 총 700개 주유소를 단계적으로 알뜰주유소로 전환하고 2015년까지 알뜰주유소를 전체 주유소의 10%인 1300곳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기존 주유소의 반발이 심한데다 자영주유소가 얼마나 알뜰주유소로 전환할지 알 수 없어 향후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의원은 "기름값 안정화 대책으로 내놓은 알뜰주유소가 기존의 무폴주유소보다 비싸다면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치솟는 기름값을 안정화하고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무작정 알뜰주유소만 늘릴게 아니라 정유사들의 독점적 구조를 깨는 등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