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전통시장-대형마트 명암 엇갈려

2012-07-30     김도란 기자

 연이은 폭염에 전통시장은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반면, 마트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낮기온이 30도를 훌쩍넘은 29일 오후 2시께 경기 수원시 팔달문 인근 못골시장.

평소 같으면 오후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로 입구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었을 테지만, 더운 날씨 탓인지 시장에 나온 이용객은 고작 4~5명. 손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적었다. 비가림막까지 설치했으나 뜨거운 열기는 어쩔 수 없었다.

상인들은 더위에 채소와 과일이 상하지 않도록 분무기로 물을 뿌리거나 부채질을 해댔고, 생선을 파는 상인은 연신 얼음을 가느라 손놀림이 바빴다.

못골시장에서 20년째 수산물 가게를 운영했다는 이영림(58·여)씨는 "날이 더워서 얼음은 녹고, 생선은 상해가는데 물건은 안팔리고... 속이 타 죽겠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7500원에 들여온 삼치를 500원 붙여 8000원에 내놨지만, 이마저도 팔리지 않아 울상을 지었다. 이 씨는 "한 봉지에 4000원인 얼음값이 더 든다"며 "한동안 가게 문을 닫을까 고민 중"이라고 푸념했다.

다른 상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인삼과 당귀 등 약재를 파는 박순자(57·여)씨도 "폭염이다 휴가다해서 시장을 찾는 사람이 3분의1 수준으로 줄었고, 매출도 그 만큼 줄었다"고 한숨지었다.

장을 보러 나왔던 사람들도 더위 때문에 장보기를 서둘렀다. 주부 이영현(38·수원 지동)씨는 "장을 보러 나오긴 했는데, 더워서 둘러 볼 엄두도 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같은 날 오후 3시께 수원 조원동 홈플러스는 주차장으로 들어서려는 차량 20여대가 긴 행렬을 이룰 정도로 붐볐다. 이로 인해 인근 도로에 위치한 택시주차장까지 혼잡했다.

마트측은 지하 1층과 2층, 지상 4층~7층까지의 주차장을 모두 개방했지만, 주차장 내부에서도 주차공간을 찾아 헤메는 차량들이 눈에 띄었다.

매장 안도 주말 장을 보러 나온 이용객들로 가득찼고, 2층과 3층에 위치한 총 38곳의 계산대마다 긴 줄이 늘어섰다.

마트 관계자는 "요즘처럼 날씨가 더우면 손님들이 밖에 나가지 않고 천천히 나가는 경향이 있어 더 붐빈다"며 "날씨가 더워지면서 할인 행사도 함께 하다 보니, 토요일(28일)의 경우 지난주 토요일에 비해 매출이 5%이상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