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짝은 민주당 1~3호님 중 누구?

2012-07-29     박대로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향한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의 구애가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

민주당 내 여론조사 1~3위를 다투는 대선주자들이 저마다 자신을 '안철수의 짝'으로 자처하는 등 안 원장을 두고 형성된 애정전선이 갈수록 흥미를 더하고 있다.

여론조사 선두권에 있는 문재인 상임고문은 '첫인상 선택'부터 안 원장을 향한 호감을 드러냈다.

문 고문은 지난 4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민주당 내 대선주자들이 받고 있는 지지와 안 교수의 지지가 합쳐져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 안 교수와 힘을 합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적극적인 구애의 손길을 보냈다.

1개월쯤 뒤 문 고문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도 재차 안 원장을 향해 호감을 표했다.

그는 "앞으로 안 원장과의 단일화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텐데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후보가 되고 정권을 장악하는 차원이 아니라 함께 연합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고 공동정부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안 원장과 문 고문의 밀월관계가 형성되는 듯하자 여론조사 상위권에 올라있는 타 후보들도 뒤늦게 안 원장을 향해 '도시락 데이트'를 신청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지난 20일 '저녁이 있는 삶-춘천 토크배틀' 행사에서 "안철수 교수는 다함께 차별과 특권의 새누리당 정권을 바꾸자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안 원장을)배트맨으로 생각한다"며 안 원장을 영화 속 인물 '배트맨'에 빗댔다.

이어 왜 안 원장을 비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안철수는 지금 정의의 사나이다. 그 사나이를 어떻게 욕하냐"며 "(누구든)안철수를 지금 욕할 자격이 있냐"고 안 원장을 두둔했다.

그러면서 "안철수가 결국 제 손을 들어줘 저한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안철수 지지표가 나한테 올 것이다. 그래서 저는 안철수씨가 간접적으로 출마선언한 것을 사실 크게 환영한다"며 최종적으로는 안 원장이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고문은 안 원장에게 정치 입문을 권했던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제가 (안 교수에게)정치를 권유했다"며 "안철수 교수는 올해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 취임했다. 그 기관을 제가 만들었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지난 27일 YTN 뉴스오늘 인터뷰에서도 "안철수 교수는 우리 국민들이 외면하고 불신하는 정치를 구하고자 배트맨처럼 나왔다. 참신성이 돋보인다"며 "그러나 정치는 숱한 갈등을 풀어낼 수 있는 능력, 오랜 경험과 경륜이 필요하다. 결국 안 교수의 참신성과 손학규의 안정성이 결합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손 고문과 경쟁 중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도 안 원장의 짝은 자신이 돼야한다고 역설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6일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야권 후보 중에서 가장 확장성이 강한 후보가 안 원장과 저라고 생각한다"며 "안철수 교수와 문재인 연대보다는 김두관과 안철수의 연대가 훨씬 더 확장성이 높으므로 상대 후보인 박근혜 후보에 대한 확실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읽어봤다며 "안 교수가 시대정신으로 꼽은 정의, 복지, 평화는 제가 말하고 있는 '계층이동이 가능한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또 안철수 교수 생각이 그동안 민주개혁 진영이 주장해 온 내용과 상당히 유사하고 주요 정책들도 70~80%정도 일치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안 원장을 향해 구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민주당 내 일부 후보들은 안 원장이 '최종선택'을 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김영환 의원은 지난 24일 광주CBS라디오 'CBS 매거진' 인터뷰에서 민주당 대선경선과 관련해 "정치는 수많은 갈등·논쟁·모순을 조정하고 타협하는 것이다. 정치를 전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안철수 교수는 한국의 빌게이츠로 돌아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발언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도 같은날 불교방송 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에서 안 원장과 민주당 후보 간 단일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안 원장을 자꾸 이야기하는 것은 민주당을 약화시키고 그런 일이 벌어지면 민주당은 또 큰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도 지난 25일 광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민주당 후보가 누가 되더라도 안철수에 밀려 마이너 후보가 될 수밖에 없는 정치현실이 안타까워 대선출마를 결심했다"며 안 원장을 향해 반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뭇 후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안 원장은 민주당 후보 중 한사람과 연대할지 아니면 본인이 직접 대선에 출마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안 원장은 지난 23일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출마와 불출마)양쪽 다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보셨으면 좋겠다. 얼마나 진정성이 있고 진심인지 판단은 국민이 할 것이다. (조만간)결론을 내려야겠죠"라며 출마 여부 결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