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빚 2000만원 갚자고 120억 끌어다 쓴 주부 쇠고랑
2012-07-27 김도란 기자
스포츠동호회와 학부모 모임 등에서 만난 회원들을 상대로 120억원대의 돈을 끌어모아 사기행각을 벌인 30대 주부가 쇠고랑을 차게 됐다.
경기 수원의 모 볼링동호회 회원인 A(45·여)씨는 지난 2010년 5월 동호회에서 알게된 이모(38·여)씨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이씨는 자신이 하는 사업에 투자하면 10~33%의 이자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법무사와 함께 압류된 부동산을 풀어주고 그 대가로 거액의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A씨는 반신반의하며 1000만원만 투자했다. 그런데 몇달 뒤 이씨로부터 170만원의 투자 이익금을 받았다. 큰 돈을 볼 생각에 A씨는 이때부터 최근까지 30회에 걸쳐 모두 60억원을 이씨에게 건넸다. 그러다 최근 이씨가 이자는 물론 투자금도 돌려주지 않자 이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이씨에게 최종적으로 2억원을 떼였다.
수원남부경찰서는 27일 이처럼 투자를 빌미로 거액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이씨를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 2008년 5월부터 최근까지 이같은 방법으로 볼링동호회와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회원 등 16명에게 642회에 걸쳐 모두 120억원을 받아 융통해오다 이중 1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2008년 초 남편 몰래 끌어다 쓴 사채 2000만원을 갚기 위해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피해자들이 이자를 독촉하면 투자금 명목으로 받은 돈의 일부를 돌려막기하는 방식으로 장기간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