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머물다 간 자리가 아름다우면 머문 사람도 아름답습니다’펴내

환경미화원들의 아름다운 이야기 담아

2012-07-23     송준길기자

성북구 정릉4동의 한 환경미화원은 ‘쓰레기 아저씨로 불릴 때면 서글픔도 느끼지만 나의 인생의 2막을 열어주고 가족에게 가장으로서 체면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준 쓰레기는 달고 단 밥’이라고 정의한다.

성북구가 환경미화원들의 이 같은 글들을 모은 수기집 ‘머물다 간 자리가 아름다우면 머문 사람도 아름답습니다’를 23일 펴냈다.

‘나는 행복한 성북구 환경미화원입니다’란 부제의 이 책에는 전체 140여 명의 성북구 환경미화원 중 50여 명이 ‘기억에 남는 이야기’, ‘나의 가족 이야기’, ‘내가 구청장이라면’, ‘나도 한마디’ 등을 글제로 풀어낸 진솔한 삶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또 ‘고맙습니다’, ‘파이팅입니다’, ‘그 때는 부끄러웠어요’, ‘사랑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주민들이 환경미화원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글과 용문고등학교 3학년 3반 학생들의 감사의 글도 수록돼 있다.

정릉동의 한 주민은 골목 무단투기물을 치우는 봉사활동을 하게 되면서, 과거 쓰레기 치우는 냄새에 잠시나마 짜증을 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에는 또 ‘그만두고 싶을 때’, ‘집안청소를 하는지’, ‘봉사활동이나 이웃돕기 경험은’,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작업 중 다친 경험은’, ‘내 자녀가 이 일을 물려받고 싶어 한다면’, ‘내가 구청장이라면’, ‘쓰레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도 나와 있어 흥미를 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서문에서,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글 한 편 한 편마다 환경미화원의 자부심과 긍지가 느껴지고 땀방울이 보이는 것 같다며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도 따뜻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북구는 80쪽 분량의 이 책을 400부 발간했으며 시민들이 접할 수 있도록 이를 서울시와 서울시 각 자치구, 관내 동 주민센터 등에 배부했다. 또 매년 이 같은 환경미화원 수기집을 펴낼 계획이다.

장위2동의 한 환경미화원은 자신의 자녀들에게 “주어진 일에는 귀천이 없으며 정직한 마음을 갖고 이웃과 더불어 살며 남에게 해로운 행동을 절대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며, “힘들고 어렵지만 자녀가 원한다면 우리 동네를 깨끗하게 만들고 보람과 긍지도 주는 이 일을 권하고 싶다”고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